사상 첫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여파로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이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서울·경기·인천 모두 일주일 사이 하락 폭이 커진 가운데,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값이 0.1% 넘게 급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이 21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번 주(1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값은 0.06% 하락했다. 지난주(-0.05%)보다 낙폭이 커지면서 2019년 5월 말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서울(-0.05%)과 인천(-0.08%)은 전주 대비 0.01%포인트, 경기(-0.06%)는 0.02%포인트 더 내렸다.

서울 아파트 값은 8주째 내림세다. 이번 주 하락 폭은 2020년 5월 4일 조사 이후 2년 2개월여 만에 최대다. 25구(區) 중 동작(0%), 서초(0.03%)를 제외한 23구에서 집값이 내렸다. 노원(-0.13%), 도봉(-0.14%), 강북(-0.13%) 등 중저가 주택이 많은 지역의 집값 하락 폭이 특히 컸다. 경기도에서는 광주(-0.24%), 수원 영통구(-0.24%), 의왕시(-0.19%) 등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외곽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 값이 더 많이 내린 것은 젊은 ‘영끌족’ 같은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아 금리 인상의 충격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셋값 역시 수도권(-0.05%), 서울(-0.03%) 모두 일주일 전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경기도 성남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 대출 금리가 5%대까지 치솟으면서 전세를 찾는 세입자는 뜸하고 월세를 찾는 세입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한동안 전셋값은 약세를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