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산내면 울창한 숲 속에 자리 잡은 고급 스테이 ‘경주옥’ 내부. 경주옥을 설계한 안광일 백에이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아름다운 숲을 객실 곳곳에서 충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창을 크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재윤 작가

경북 경주시 산내면 경부고속도로 건천IC에서 경주국립공원 남쪽으로 25분쯤 달리면 노출 콘크리트로 지은 단층 건물 ‘경주옥’이 눈에 띈다. 대지면적 1053㎡, 연면적 1182㎡ 규모로 객실 2개를 갖춘 고급 스테이(펜션)다. 주변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경치가 뛰어나다. ‘산내면’이란 지역 이름도 ‘가도 가도 산’이란 뜻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경주옥은 작년 1월 완공해 4월부터 영업했는데 지금까지 6일 빼고 항상 만실이었다. 요금이 비수기 기준 1박당 29만원인데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속칭 ‘핫플’로 소문이 나 예약잡기가 쉽지 않다.

추영준 경주옥 대표는 처음에 땅을 사고 사업을 시작할 때는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이 위축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 밖이었다. 추 대표는 “코로나 기간에 안전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가족 여행객이 의외로 많았다”면서 “요즘에는 코로나와 관계없이 다양한 방문객이 찾고 있다”고 했다. 추 대표는 땅값과 공사비를 합쳐 5억원 정도 투자했는데, 수익률이 연 30%에 달한다고 했다.

사실 경주옥은 접근성이 뛰어나지 않고 주변에 관광지도 거의 없다. 그런데 어떻게 성공했을까. 추 대표는 “도심에서 수익형 건물을 지으려면 땅값이 부담스러웠다”면서 “산지는 땅값이 저렴해 펜션을 지으면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했다. 그는 경주옥 부지를 평당 50만원 안팎에 매입했다.

경주옥은 주변 경치가 뛰어난 장점을 디자인에 적극 반영했다. 설계를 맡은 안광일 백에이어소시에이츠 대표는 “경주옥 일대는 산이 높아 해가 금방 떨어지는데 관광객들이 체크인을 해 질 무렵에 하는만큼 펜션에 도착하는 오후 어스름한 달빛이 아름다운 첫 인상으로 남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이를 위해 커다란 중앙연못을 만들었다.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건물에 들어서면 직사각형 연못이 보이는데, 날이 어두워지면 달빛을 비롯해 주변 풍경이 고스란히 담긴다. 안 대표는 “내부 곳곳에서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건물에 큰창과 천창(天窓)을 많이 냈다”면서 “나머지 공간은 최소한의 재료만으로 꾸미고 조경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객실은 2개인데 모두 전용 59㎡이며 동양형 좌식과 서양형 입식 구조로1개씩 만들어 고객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객실에는 방 1칸과 거실, 주방, 자쿠지를 넣었다. 추 대표는 “SNS에 사진을 올리고 싶을만큼 건물 내외부 디자인이 눈길을 확 끌었고, 주변 경관이 한번쯤 와보고 싶을만큼 아름다운 점이 성공 요인인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