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준공한 ‘쿠웨이트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현장.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현장에 주요 구조물을 사전에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공법’을 적용해 공사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현대엔지니어링 제공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내실 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을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글로벌 불확실성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기틀 마련에 나선다. 프로젝트 수주·수행에 대한 원가율 개선과 고수익 사업 선별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친환경 플랜트·에너지 신사업의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친환경·에너지 신사업 본격화

올해 현대엔지니어링은 미래 글로벌 플랜트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 등 친환경 플랜트 사업을 확장하고, 원자력·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사업에 대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12월부터 미국 GT사와 협력해 현대제철 인천공장 부지에 ‘이산화탄소 포집 및 자원화 설비’를 완공하고, 현재 실증 단계에 있다. 이산화탄소 자원화 기술인 ‘메탈-CO2 시스템’을 통해 배기가스 배출 없이 탄산염, 수소,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 사이클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기술을 활용해 재활용 플라스틱을 원료로 수소를 생산하는 ‘재활용 플라스틱 자원화’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도 나선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연간 13만3000t 규모의 폐플라스틱 원료를 처리해 고순도 청정수소 제품을 연간 2만4000t 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 수소 2만4000t은 수소차 16만대가 1년간(대당 연간 1만4000㎞ 운행 기준) 운행할 수 있는 규모다.

차세대 원전 기술의 꽃으로 불리는 ‘초소형모듈원전(MMR) 분야에서도 추가 수주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캐나다 초크리버에서 세계 최초로 MMR 실증 플랜트를 건설 중인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의 MMR 전문 기업인 USNC사 및 폴란드 레그니차 경제특별구역과 MMR 사업 개발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캐나다 초크리버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유럽에 이어 동남아 등지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기차 충전 사업 시장 톱5 진입을 목표로 올해부터 전기차 충전 시설 설치 및 운영, 유지보수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자산관리사업부 내 EVC(Electric Vehicle Charging service)팀을 신설해 전기차 충전시설 사업 전담 조직을 갖췄고, ‘2023년 전기차 충전 보조금 지원 사업자’에 선정됐다. 올해 설치하는 전기차 충전 시설에 대해 일정 부분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되면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적극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 전남 고흥군청(급속·완속 93기), 충남 당진시청(급속·완속 104기), 강원 고성군청(급속·완속 69기), 경남 김해시청(완속 15기), 서울시(완속 15기) 등과 관할부지 내 전기차 공공 충전시설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 대표

◇선별수주로 리스크 관리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건축 주거분야에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주택사업 선별 수주에 나서고, 도시정비사업 경쟁력 강화 및 디벨로퍼 사업 역량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와 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침체가 예상되는 주택 시장에서는 분양성 검증, 원가 분석 고도화, 리스크 재검토 등 수익성 평가에 기반한 선별 수주를 추진한다.

동시에 국내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AA-)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조합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브랜드 가치와 차별화된 상품성을 기반으로 도시정비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도시정비 ‘2조 클럽’에 3년 연속 진입하게 된다.

주요 구조물을 사전에 공장에서 제작한 뒤 공사 현장에서 조립하는 스마트 건설 기술인 ‘모듈러 공법’을 플랜트 현장에 확대 적용해 원가 경쟁력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준공한 ‘쿠웨이트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현장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해 공사기간을 대폭 단축한 바 있다.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는 “수익성 위주의 사업 수행과 친환경·에너지 분야의 신사업 추진에 역량을 집중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