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 본 도심 속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서울 주요 아파트 전셋값이 큰 폭으로 뛰면서 강북에서도 연초 대비 전셋값이 1억원 이상 오른 곳들이 잇따르고 있다.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 대신 아파트 전세를 찾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6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총 3만3898건으로 올해 1월 1일(5만4666건)보다 38% 줄었다. 전세 매물은 올 초 5만건대까지 치솟았다가 2월 말 정점을 찍고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해 5월 다시 3만건대에 진입했다.

주요 단지들의 전세 실거래가도 상반기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는 올 3월 13억원에 전세로 거래됐지만 지난달엔 17억원에 계약서를 썼다. 송파구 잠실엘스 같은 면적도 연초 8억원이던 전셋값이 지금은 12억원으로 올랐다. 성동구 서울숲리버뷰자이(84㎡)도 1월 7억8000만원에서 지난달 9억5000만원으로 2억원 가까이 전셋값이 올랐다. 동대문구 래미안허브리츠(84㎡)도 1월 5억원에서 지난달 6억5000만원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이 같은 전셋값 상승세는 상반기 6~7%대에 달했던 전세 대출 금리가 4%대로 안정되면서 이자 부담이 적어진 데다, 빌라·오피스텔 전세 사기가 확산하면서 비교적 안전한 아파트를 찾는 임차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7월부터 퇴거 자금 대출에 한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완화하면서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돌려주려고 무리하게 전셋값을 낮출 이유도 없어졌다.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당분간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세 수요는 늘어나는데 입주 물량이 내년엔 올해보다 소폭 줄어들기 때문에 가격 상승 요인이 있다”며 내년 전국적으로 전셋값이 2%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