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식 커피를 파는 콩카페 이태원점 2층 내부. 베트남에서 직접 들여온 가구와 소품으로 현지 분위기를 살려 핫플레이스가 됐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지난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청 북측 맞은편으로 초록색 페인트를 바른 목재 외벽에 빈티지한 분위기를 풍기는 카페가 보였다. 베트남식 커피를 파는 ‘콩카페’(Cong Caphe) 이태원점이다. 내부에 들어가니 베트남 현지에서나 볼 수 있는 녹슨 가구와 소품이 가득했다.

이 카페는 베트남 유명 가수인 린 증(Linh Dung)이 2007년 하노이에 창업한 이후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 상륙한 건 2018년. 조성빈 그린에그에프앤비 대표가 라이선스 방식으로 서울 마포구에 1호점(연남점)을 냈다. 1호점 오픈과 동시에 SNS(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궜다. 콩카페는 입소문을 타고 순식간에 핫플로 등극했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성장을 거듭했다. 현재 전국에 18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베트남에서보다 더 성공했다는 평가다.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조 대표는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던 중 2016년 베트남 투자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한국인 관광객이 가장 좋아하던 곳이 바로 하노이, 다낭 등의 콩카페였다. 이를 눈여겨본 조 대표는 대기업을 포함한 한국 업체 20여곳과 치열한 경쟁 끝에 라이선스를 땄다.

사업권을 땄다고 한국에서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었다. 조 대표는 “해외 라이선스 방식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초기에는 유리하다”며 “다만 외국 것을 수입해도 국내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신메뉴를 개발하고, 제품을 유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콩카페 대표 메뉴는 코코넛스무디와 코코넛연유커피다. 하지만 한국인 입맛에 맞춘 ‘반미’(샌드위치), ‘쑥라떼’ 등을 개발해 메뉴를 다양화했고, 이 전략이 적중했다.

입지 선정과 인테리어도 성공 요인이다. 그는 “메인 상권보다 임대료가 저렴한 외곽에서 시작해 초기 부담을 줄였다”며 “2~3층짜리 낡은 주택을 개조해 베트남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를 꾸며 SNS에 입소문이 나도록 한 것도 신의 한수였다”고 말했다. 콩카페를 통해 베트남에 대한 향수와 기억을 불러일으킨 것.

위기도 있었다. 매장 오픈 2년도 안돼 코로나 팬데믹이 찾아온 것. 매장 규모를 더 키울 수 없게 되자, 조 대표는 상품 판매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분말형 믹스 커피를 개발해 팔고, 편의점RTD 커피도 만들었다.

콩카페는 올해 매출 50억원을 달성했다. 조 대표는 “일반 저가 커피 매장보다 창업 비용은 조금 더 들지만 수익률이 높다”며 “연면적 30평 기준으로 월 매출 3000만원, 영업이익 25%를 달성해 1년 6개월 안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콩카페는 단순히 음료 판매가 아닌 베트남 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면서 “향후 국내 직영점과 가맹점을 10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