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층간소음 실증시설 H 사일런트 랩에서 임팩트 볼을 활용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국토교통부가 층간 소음 문제를 4대 중점 과제로 선정하고 강력한 대책을 예고하면서 민간 건설사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층간 소음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건설사들도 새로운 마감재와 바닥 설계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데, 이를 조만간 현장에 적용해야 하기에 개발 속도에 초비상이 걸린 셈이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 3사는 지난해 업무협약을 맺고 층간 소음 저감 기술 공동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 층간 소음 전용 연구소를 설립했다.

국내 아파트 대부분은 벽체 위에 슬래브(철근콘크리트)를 얹으며 층을 올리는 벽식 구조로 짓는다. 슬래브가 얇으면 위에서 뛰거나 움직이는 소리가 벽을 타고 그대로 전달돼 소음에 취약하다. 슬래브 두께를 늘릴수록 층간 소음을 줄일 수는 있지만, 공사비가 늘어나고 집의 층 높이가 낮아지는 문제점이 있다.

이 때문에 각 건설사는 슬래브 두께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슬래브 위에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마감재와 층간 소음을 차단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슬래브 위에 소음 저감과 충격 흡수에 뛰어난 폴리에스테르와 폴리우레탄을 활용한 고성능 완충재와 고밀도 특화 모르타르(시멘트·모래·물 혼합물)를 적용한 바닥 구조를 최근 개발했다.

대우건설은 슬래브 두께를 유지하면서 층간 소음을 저감할 수 있는 ‘스마트 3중 바닥 구조’를 개발했다. 철근을 추가로 넣어 강도를 높인 내력 강화 콘크리트 위에 고탄성 완충재를 넣고, 강화 모르타르를 까는 방식이다. DL이앤씨도 슬래브 위에 진동을 저감하는 특수 모르타르를 까는 바닥 구조를 선보였다. GS건설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5중 바닥 구조’를 개발했다.

층간 소음으로 인한 주민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한 알림 서비스도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층간 소음을 유발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층간 소음으로 인지될 정도의 진동이 발생할 경우 월패드나 모바일 앱 등으로 알림을 전송한다. DL이앤씨 역시 거실과 실내 벽면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진동이 감지되면 알림을 보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