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왕시의 시멘트 유통기지. 2023.6.27/뉴스1

민간 아파트부터 국가 핵심 인프라 시설에 이르기까지 건설 공사들이 차질을 빚는 근본 원인은 급등한 공사비다. 그동안 얼마나 올랐기에, 이 같은 혼란이 벌어질까?

공사비 관련 가장 종합적인 지표는 건설기술연구원에서 매달 집계하는 건설 공사비 지수다. 자재 가격, 노임 등 모든 비용이 반영된다. 아파트를 지을 때 건설사는 이 지수를 토대로 공사 기간에 공사비가 급격히 뛰면 발주처에 공사비 조정을 요구한다. 건축물 기준으로 코로나가 확산하기 전인 2020년 1월 117.86에서 작년 11월 152.07로, 3년 10개월 사이 30% 올랐다. 토목 시설 역시 같은 기간 119.16에서 155.91로 31% 올랐다.

그래픽=양인성

개별 원자재 중에서는 공사비 지수보다 훨씬 더 가파르게 오른 항목도 많다. 시멘트의 경우 t당 평균 가격이 2020년 6월 7만5000원에서 작년 11월 11만1000원으로 48% 올랐다. 철근 가격도 2020년 상반기 t당 541달러(약 72만6800원)에서 작년 상반기 1031달러(약 138만5100원)로 거의 두 배가 됐다. 인건비 부담도 많이 늘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특별한 전문 기술이 없는 일반 인부의 일당은 2019년 하반기 13만264원에서 올 상반기 16만5545원으로 27% 올랐다.

실제 건설사들이 체감하는 공사비 상승분은 이보다 크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같은 공정에 투입되는 인력이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며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용이 갈수록 많아진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공사비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요 원자재 수급이 불안하고, 전기 요금 등 필수적인 생산 비용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 현장 가동률이 높아지는 봄이 되면 수요가 늘어나면서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