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이라크 정부에서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2022년 중단했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을 1년 4개월 만에 재개한다.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김승연 한화 회장이 2014년 12월 광어회 600인분을 비행기로 직접 공수해 현지 직원들을 격려해 화제가 됐었다. 이 사업은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 인근에 주택 10만가구와 각종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것이다. 사업 부지는 분당 신도시 면적과 비슷한 18.3㎢(약 550만평)이고, 총사업비는 101억2000만달러(약 14조4000억원)에 달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5일 이라크에 박상우 장관을 단장으로 한 수주 지원단을 파견해 이라크 정부와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을 재개하기로 하고, 후속 신도시 개발 등 우리 기업의 이라크 재건 사업 참여 방안을 논의했다고 26일 밝혔다.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주택과 도로, 전력망, 공공기관 등 도시 전체를 패키지로 수주한 우리나라의 첫 신도시 수출로 2012년 착공했다. 지금까지 한화는 46억달러(약 6조1200억원)를 받았으나,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가 공사비 6억2900만달러(약 8400억원)를 제때 주지 않자 2022년 10월 공사를 중단했다. 이후 양국 간에 장관급 수주 지원단 파견, 장관급 초청 면담 등을 하며 사업 재개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에 따라 이라크 NIC는 지난해 말 한화 측에 공사비 미수금 6억2900만달러 중 2억3000만달러(약 3060억원)를 우선 지급했다. 다만 앞으로 공사는 이라크 측의 공사비 지급 여부에 따라 다시 중단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번에 이라크 수주 지원단은 비스마야 신도시를 모델로 한 15개 후속 신도시 프로젝트에도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이라크 정부 측에 요청했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신사업 발굴 단계부터 공적개발원조(ODA) 등 정책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