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준공을 앞둔 대구 달서구 본리동의 한 아파트 비상계단이 깎여 내부가 훤히 드러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신축 아파트 하자를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엔 이달 말 준공을 앞둔 대구의 한 아파트 시공사가 시공이 끝난 비상계단을 깎아내 논란이 되고 있다. 시공사 측에선 층간 높이를 맞추기 위한 정상적인 보수 공사라는 입장이지만, 입주 예정자들은 계단 두께가 얇아져 붕괴 사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시공사는 결국 해당 계단을 철거하고 재시공하기로 했다.

19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구 달서구 본리동의 한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관할 구청에 준공 승인을 내주지 말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건축물의 피난, 방화 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계단 층과 층 사이의 높이는 2.1m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 아파트의 일부 계단 층간 높이는 1.94m에 불과하다. 이에 시공사는 최근 기준을 맞추기 위해 계단 하나하나를 16cm가량 깎아냈다.

한 입주 예정자는 “기준을 위반해 준공을 받지 못할 것 같으니까 무리한 공사를 한 것 같다”며 “부실을 감추려고 야밤에 입주 예정자들 몰래 공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깎아낸 계단에 사람이 몰리면 붕괴 사고가 나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작업자들이 모르타르를 높게 쳐서 계단 높이가 설계보다 높아진 부분이 있어 보수 공사를 한 것”이라며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입주 예정자들의 우려를 받아들여 문제가 되는 부분은 철거 후 재시공하겠다”고 했다. 야밤에 몰래 공사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관할 구청에 해당 부분을 보수하겠다고 보고하고 공사를 한 것”이라며 “이달 말 준공에 맞추기 위해 밤에도 작업한 것이지 입주 예정자들 몰래 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