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강 부와지식의배움터 대표

침체했던 부동산 시장에 변화가 감지된다. 2년간 잠잠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최근 3개월 넘게 오르고, 일부 단지에선 역대 최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할지,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는 지방 부동산 시장은 언제쯤 회복될지 등 궁금한 사람이 많다. 오는 8월 16~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4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에 연사로 나서는 전문가들을 차례로 만나 앞으로 시장 전망과 대응 전략을 들어보았다.

“무주택자라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부룡’이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신현강 부와지식의배움터 대표는 지난 27일 본지 인터뷰에서 “본격적인 상승장이 시작됐다고 보긴 이르다”면서도 “다만, 집값이 더 내려가길 기다리며 버티다가는 머지않아 전세가 폭등이라는 파도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을 상승장 초입으로 보는 의견이 확산하는 것에 대해 신 대표는 ‘지나친 낙관론’이라고 평가했다. 위축됐던 주택 매수 수요가 서울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침체기를 벗어났다고 곧바로 상승장이 찾아오지는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는 “과거 금융 위기로 집값이 폭락하고서 상승장에 접어들기까지 4~5년간 정체기가 있었다”며 “이번에도 그런 시기를 거치면서 정부가 파격적인 수요 진작 정책을 내놔야 상승장이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수요자들이 주목해야 할 지표로 ‘전세가율’을 꼽았다. “투자 수요와 실수요가 혼재하는 매매 시장과 달리 전셋값은 실수요만 반영합니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매매가격과의 차이가 좁혀지면 상승장 진입의 신호가 되고, 집값은 오르기 마련이죠.” 지난 2016년 6월 75.1%였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작년 7월 50.9%까지 떨어졌다가 지금은 53.7%로 회복됐다. 신 대표는 “공사비 급등과 PF 시장 위축으로 주택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전셋값은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며 “전세가율이 60%를 넘어 70%에 가까워지면 정부에서 전세 수요를 매매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들을 내놓을 텐데, 그때가 본격적인 상승장이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 대표는 무주택자는 지금이라도 집을 사는 걸 추천했다. 전셋값이 오른 후에 허겁지겁 움직이면 늦다는 것이다. 그는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강남 3구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같은 지역보다는 서울 다른 곳이나 경기도에서 선호도 높은 아파트를 마련하는 게 안전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