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뛰면서 전국 미분양은 6만가구대로 다시 줄었지만, 다 지은 뒤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은 3년11개월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의 대출 조이기에 서울 주택 거래량도 8월 들어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8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7550가구로 전월보다 5.9%(4272가구) 줄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반등세가 이어지며 미분양 규모가 7~8월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수도권 미분양이 1만2616가구로 한 달 새 9.8% 줄었고, 지방은 5만4934가구로 5.0% 감소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그러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난달 1만6461가구로, 전월보다 2.6%(423가구) 늘었다. 13개월 연속 증가세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020년 9월(1만6883가구)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다. 수도권 악성 미분양은 2821가구로 전월보다 2.7% 줄었지만 지방에선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전남의 악성 미분양이 2549가구로 가장 많고, 경남이 1730가구로 뒤를 이었다. 대구 악성 미분양은 전월보다 7.8%(138가구) 줄어든 1640가구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량은 지난달 1만992건으로 두 달 연속 1만건을 넘어섰다. 그러나 7월(1만2783가구)보다 거래량이 14.0% 줄며, 지난해 12월(4073가구) 이후 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서울 아파트 거래는 7609건으로, 7월(9518건)보다 20.1% 줄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택 매매량은 지난달 6만648건으로 전월보다 11.2%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7.6% 늘었다.

주택 공급지표인 착공, 분양, 준공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선행지표인 인허가는 여전히 부진하다. 8월 전국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2만8478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3% 줄었다. 1~8월 누적(20만155가구)으로는 전년 동기보다 21.5% 감소했다. 비(非)아파트 인허가 감소 폭(-31.5%)이 아파트(-19.8%)보다 컸다.

착공은 1~8월 누계 17만3024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6% 늘었다. 수도권(10만1176가구)에서 51.1%, 지방(7만1848가구)에서는 20.3% 증가했다. 1~8월 누계 분양은 14만1553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49.9% 늘었고, 준공은 같은 기간 28만7449가구로 3.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