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상 인식 증강 모델. 악천후로 잘 보이지 않는 영상(a)이 증강 모델을 거치면(b), 오염되지 않은 영상(c)과 비슷해진다. d는 오염된 입력 영상과 영상 증강 결과 사이의 변화량을 보여준다. 붉은색이 변화가 많은 부분이다./포스텍

영화에선 범죄가 늘 비와 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에 일어난다. 방범카메라(CCTV)나 자동차 블랙박스에 범죄 현장이 찍혀도 범인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다.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흐린 날씨에도 또렷한 영상을 볼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포스텍(포항공대)은 “인공지능대학원의 곽수하, 조성현 교수 연구진이 ‘유럽 컴퓨터비전 학술대회’에서 악천후 상황에서도 영상 인식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돕는 새로운 영상 증강 모델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 안전성도 높일 수 있어

AI 딥러닝(심층학습) 기술이 발전하면서 영상 인식 기술도 크게 발전했다. 하지만 이것도 날씨나 조명이 좋을 때만 해당한다. 비나 눈이 쏟아지거나 카메라의 빛 노출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인식율이 급감한다.

포스텍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상 인식 AI에게 안경과 같은 역할을 하는 영상 증강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기존의 다양한 영상 인식 프로그램 앞에서 각종 악조건으로 인해 손상된 입력 영상을 인식하기에 적합한 형태로 바꾼다. 그 결과 영상 분류 작업의 정확도가 훼손 영상에서 47.4%에서 57.8%로 11.9% 증가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영상 증강 모델이 AI의 영상 인식률과 신뢰성을 높이고, 다른 영상 개선 모델보다도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이 모델은 영상 인식 시스템을 변경할 필요 없이 그 앞 단계에서 작동한다. 덕분에 기존 영상 인식 AI를 재학습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번 영상 증강 모델은 다양한 악조건에서 정확한 영상 인식을 수행할 수 있다. 연구진은 “AI 기술이 실제 생활에 응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