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뿌리고 씻어내는 방법으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을 빠르고 쉽게 제거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양희만 박사는 “방사성으로 오염된 표면에 액체 분사 방법으로 세슘을 쉽고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하이드로겔 기반의 표면제염 코팅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화학공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게재됐다. 이 기술은 국내(2020년2월)와 일본(2020년7월)에 특허 등록을 마치고, 미국에서도 특허 등록을 심사 중이다.
◇분사 장치로 뿌려서 쉽고 빠르게 오염물질 제거
현재의 제염 기술은 건물 표면에 제염 코팅제를 바른 이후 직접 벗겨 내거나 표면 자체를 깎아야 한다. 이 때문에 신속한 작업이 어렵고 대량의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특수용액과 기존 세슘 흡착제를 혼합해 ‘하이드로겔 기반 표면제염코팅제’를 만들었다. 오염표면에 특수용액과 세슘 흡착제를 분사하면 하이드로겔 형태의 코팅제가 만들어진다. 하이드로겔은 묵이나 젤리처럼 물을 함유해 말랑말랑한 물질이다. 세슘은 특수용액 속의 암모늄, 나트륨과 이온 교환돼 표면에서 제거되고 세슘 흡착제에 달라붙는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특수 장비 없이 일반적인 액체 분사장치로 분사·도포할 수 있어 넓은 범위의 오염 지역에서도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또한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박리형 표면제염코팅제보다 2배 이상 우수한 제염 성능을 확인했다.
◇방사성 폐기물 발생량 감소시켜
세슘 흡착제는 여과나 자석으로 선별 분리하여 방사성 폐기물로 처분하고, 나머지 용액은 일반 폐수로 처리 가능하기 때문에 방사성 폐기물의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세슘 흡착제 대신 다른 핵종별 흡착제를 사용하면 세슘 외 다양한 방사성 핵종을 제거할 수도 있다.
양희만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방사능 물질이 누출되는 사고 시에도 오염된 건물의 제염을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액체나 물로 쉽게 다루고, 방사성 폐기물 발생량을 줄여서 현장 활용성을 높인 만큼 실제 오염 현장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 이전을 추진 중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