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환자의 재활 치료에 국내에서 개발한 입는 로봇이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은 지난 8일 “다리에 화상을 입은 환자의 보행 훈련에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로봇을 사용해 통증이 40% 줄어드는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재활의학과 서정훈·조윤수·주소영 교수 연구진은 하반신 화상을 입어 보행이 어려운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2018년 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슈바(SUBAR)’를 착용시키고 재활 훈련을 했다.
로봇 재활 치료는 환자가 양쪽 다리에 로봇 외골격을 착용하고 걷는 연습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로봇은 환자마다 다른 근력, 무릎 높이, 운동 강도에 맞춰 훈련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훈련 결과,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0~10점 중 6.9점 정도에서 4.1점 정도로 39.7%가량 감소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환자가 6분간 걸을 수 있는 거리도 182m에서 279m로 53% 정도 증가했다. 근골격계나 심혈관계 부작용은 없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하반신 화상 환자는 보행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 화상 흉터 때문에 서거나 걷는 등 일상적 움직임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 연구진은 뇌졸중 척추손상 환자의 재활에 사용되던 로봇을 처음으로 화상 환자 치료에 도입했다.
연구진은 “로봇 재활 훈련은 관절 가동 범위와 보행 기능을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향상한다”며 “로봇 치료의 피부 안정성을 검증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생체역학과 생의학공학의 컴퓨터 방법론’에 실렸다.
슈바는 서강대 기계공학과 전도영 교수가 개발해 로봇 업체 크레템에 기술이전했다. 현재 국립재활원, 중앙대병원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전 교수는 “로봇 자체가 균형을 잡아줘 다른 보조 장치 없이 재활 훈련이 가능하다”며 “이동 훈련은 물론 좁은 곳에서는 스테퍼처럼 제자리에서도 보행 훈련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