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자모양의 인체 면역단백질인 항체. 코로나 바이러스에 결합해 인체 감염을 막고 다른 면역세포의 공격을 유도한다./Svisio

항체 치료제가 코로나 감염 환자의 입원율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항체가 코로나가 악화하는 것을 막아주는 치료 효과를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어서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초기 임상시험 결과이고 아직 확실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16일(현지 시각) “452명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항체 치료제 LY-CoV555를 접종받은 코로나 감염자는 입원율이 72%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항체 투여 확진자 302명 중 5명만 입원

항체는 백혈구가 분비하는 면역단백질로 바이러스에 결합해 다른 세포로의 감염을 막는다. 동시에 다른 면역세포를 불러 공격하게 한다. 치료 효과와 함께 단기적으로 바이러스 예방 효과도 있어 백신이 나오기 전 의료진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 바이러스(SARS-C0V-2)는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흰색)로 인체 세포의 ACE2 수용체(파란색)에 결합해 침투한다. Y자 모양의 항체(녹색)는 스파이크에 먼저 결합해 바이러스 침투를 막는다./미 노스캐롤라이나대 의대

릴리는 지난 6월 3일 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452명을 대상으로 일부는 항체 치료제를, 일부는 가짜약을 투여하고 증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추적했다. 이들은 모두 경증과 중간 정도 증상을 보여 아직 입원하지 않은 상태였다.

임상시험 결과 항체를 접종받은 302명 중 5명이 증세가 심해져 입원해 1.7%의 입원율을 보였지만, 가짜약 투여 확진자는 150명 중 9명이 입원해 입원율 6%를 기록했다. 항체가 입원율을 72% 감소시킨 것이다. 릴리는 항체 투여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대니얼 스코브론스키 릴리 수석과학책임자는 이날 “항체를 투여받고도 입원한 코로나 환자는 대부분 나이가 많거나 비만이었다”며 “이런 위험 요인은 항체 치료제가 식품의약국(FDA) 승인 후 공급이 제한적인 경우 누가 먼저 접종을 받아야 할지 지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량 효과 없고 중간용량만 증상 완화

하지만 일부에서는 임상시험 중간결과로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항체를 저용량, 중간용량, 고용량으로 나눠 접종했는데, 중간용량만 치료 효과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치료제는 용량이 늘수록 효과가 커진다는 점에서 이번 임상의 치료 효과가 우연적인 결과일 수도 있다는 반론이 나온다.

릴리는 현재 다른 항체 치료제 LY-CoV016도 환자 800명에게 임상시험하고 있다. 이 항체가 결합하는 바이러스 돌기 단백질은 LY-CoV555와 다르다. 다른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 역시 입원 코로나 환자와 아직 입원하지 않은 코로나 확진자를 대상으로 두 가지 항체를 섞은 치료제를 임상시험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지난달 최종 임상 3상 시험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