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진행된 탈원전 반대 1인 시위./녹색원자력학생연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폐기를 촉구하는 1인 시위가 전국에서 진행됐다.

녹색원자력학생연대는 19일 13개 시·도별 지정 장소에서 ‘원자력 지지 운동(Stand Up for Nuclear)’ 1인 시위 행사를 개최했다. 녹색원자력학생연대는 서울대·카이스트·한양대 등 총 14개 대학의 원자력공학과 학생들로 이뤄진 단체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촉구하는 길거리 원자력 살리기 서명운동, 토론, 유튜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원자력 살리기 운동을 진행 중이다.

◇전국에서 학생·시민단체 등 100여명 참여

19일 1인 시위는 서울 광화문과 서울역, 수원역, 천안 신세계백화점, 대전역, 광주송정역, 부산대, 제주 시청 등 전국 13곳에서 이뤄졌다. 시위에는 녹색원자력학생연대 소속 원자력공학과 학생뿐 아니라 교수, 연구원, 원전 산업 종사자, 시민단체, 일반 시민 등 100여 명이 릴레이 방식으로 참여했다. 각자 30분~2시간씩 시간을 정해서 1인 시위를 한 것이다. 녹색원자력학생연대는 “19일(1주차)에는 ‘원자력 살리기’, 26일(2주차)에는 ‘원자력 알리기’라는 주제로 2주에 걸쳐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1주차의 ‘원자력 살리기’ 행사에는 그린뉴크, 사실과과학시민네트워크, 에너지흥사단 등 총 9개 단체가 참여했다.

녹색원자력학생연대 학생이 지난 19일 대전역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녹색원자력학생연대

1인 시위 참가자들은 녹색원자력학생연대가 제작한 피켓을 들고 무너지는 국내 원전 산업 생태계를 고발하면서 정부의 일방적이고 무분별한 탈원전 정책 추진에 우려를 나타냈다. 피켓에는 ‘세계 최고 한국 원자력, 누가 그를 죽이는가’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또한 녹색원자력학생연대는 원전 가동·건설 중단으로 인한 기후변화의 위기와 늘어나는 전기 요금과 위협받는 에너지 안보의 위험을 지적했다.

◇해외 50개 도시에서도 ‘원자력 지지 운동’

이번 1인 시위는 세계적으로 동시에 진행되는 원자력 지지 운동의 일부이다. 마이클 쉘렌버거가 대표로 있는 미국의 환경 운동 단체 ‘환경진보(EP)’는 재생에너지의 무분별한 확대로 인한 폐해를 알리고 원자력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6년부터 ‘원자력 지지 운동(Stand up for Nuclear)’을 시작했다.

전세계에서 진행된 원자력 지지 운동./EP

올해 행사에는 파리, LA, 뉴욕, 런던을 비롯해 전 세계 50여 개 도시에서 시민들이 참여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원자력 지지 문구를 적은 팻말을 들고 찍은 전 세계 시민들의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전세계에서 진행된 원자력 지지 운동./EP


◇탈원전에 좌절감 느낀 원자력 전공 학생들이 시위 주도

국내에서는 EP 측의 요청으로 녹색원자력학생연대가 행사를 주최했다. 카이스트 원자력 전공 박사과정 중인 녹색원자력학생연대 조재완(30) 대표는 “지속적으로 탈원전 정책이 진행됐는데, 과학·공학을 공부한 입장에서는 정책결정과정이 미흡하다고 느꼈다”라며 “정치랑은 독립적으로 전문가에게 맡겨야 할 영역이 그렇지 못하고, 정치적인 이유로 판단이 되고 합리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학생들이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1인 시위에 원자력 전공 학생들이 발벗고 나선 이유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좌절감 때문이다. 조 대표는 “탈원전 정책 이전에는 학생들이 어떻게 경쟁력을 쌓아 기여하고, 좋은 직장을 잡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했지 산업 자체가 흔들릴 거라는 생각을 안 했다”라며 “원자력 기술이 얼마나 중요하고 그 필요성을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걱정은 안 했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원전 산업 자체가 무너지는 것을 직접 보고 경험했다. 조 대표는 “원자력 전공자들이 해외로 가야 하느냐 4~10년간 공부했던 걸 버리고 비원자력 분야로 진출해야 하느냐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위를 통해 궁극적으로 탈원전 정책이 폐기되고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 결정이 나왔으면 하는 것이 목표”라며 “특히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가장 시급한 목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