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셀트리온 그룹이 계열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을 추진한다. 3사가 합병될 경우 의약품의 연구·개발부터 직접판매, 유통망까지 갖춘 대규모 제약회사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그룹은 25일 공시를 통해 3사 합병 계획을 밝혔다. 셀트리온은 바이오 의약품 연구·생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해외 판매, 셀트리온제약은 국내 판매를 맡고 있다. 회사는 3사 합병을 내년까지 마무리할 게획이다.

◇매출 부풀리기 해소될까

셀트리온 그룹의 지주회사는 셀트리온홀딩스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서정진 회장이 95.5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의 20.03%의 지분을, 셀트리온은 자회사인 셀트리온제약의 54.97%를 가지고 있다. 지배구조를 보면 ‘서정진 회장→셀트리온홀딩스→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으로 이뤄진다.

이와 별도로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식 35.62%를 보유해 최대 주주였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지분이 없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의 의약품을 독점 판매하는 구조여서 매출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1조1200억원과 1조1008억원이었다.

◇내년말까지 합병 추진 완료 목표

셀트리온 그룹은 내년말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먼저 3사 합병을 위한 첫 단계로 25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가 설립됐다. 서정진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서정진 회장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보유 비중은 35.54%에서 11.21%로 줄어들고,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가 최대 주주(24.33%)가 됐다.

셀트리온 그룹은 2021년 말까지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을 추진한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설립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함으로써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전문 경영인체제를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의 합병도 추진된다. 셀트리온은 유가증권시장에,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코스닥에 상장돼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법 규정에 따라 3사는 1년 뒤부터 합병이 가능하다”며 “이에 맞춰 합병을 준비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각 회사의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합병의 방법과 구체적인 일정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3사 합병을 통해 하나의 회사에서 개발과 생산, 유통, 판매까지 동시에 이뤄져 거래구조가 개선과 비용 절감을 기대한다. 셀트리온 측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을 선도하는 종합생명공학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안 나와

다만 셀트리온 그룹이 합병 추진 일정을 밝혔지만, 이날 구체적인 방법은 나오지 않았다. 3사 합병을 위해서는 주주들의 동의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다. 이를 두고 “주가를 올리려고 발표를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 제약사 임원은 “3사 합병 이야기는 이미 서정진 회장이 수년전부터 말했던 이야기다. ‘보여주기’ 아닌가”라면서 “구체적인 방법론이 나오지 않았고 현실적인 난관이 있어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서정진 회장이 회사를 떠나기 전에 지배구조를 정리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올해 65세인 서정진 회장은 연말에 퇴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영에서는 물러나지만 지주회사 정리를 통해 계열사 지배를 단순화하고 떠나려는 것 아니냐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