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연구진이 개발한 차세대 태양전지./UNIST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발전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석상일 교수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광활성층’의 미세 구조 변형을 최소화해 발전효율과 안정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최고 권위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에 2일 자로 온라인 공개됐다.

◇이온 종류와 비율 바꿔 안전성 높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건물 외벽이나 주행하는 차량에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햇볕이 쫴지는 각도(입사각)에 영향을 덜 받고 가볍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온에서도 쉽게 제조할 수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전지 상용화에서 제일 중요한 과제는 안정성과 효율을 모두 갖춘 광활성층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다. 광활성층은 태양광을 받아 전하(전기) 입자를 만들고 이를 전극으로 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때 물질 내부 미세 구조에 결함이 많으면 전하 입자 전달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결함에서 전하 입자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석상일 교수팀은 광활성층인 페로브스카이트를 구성하는 이온의 종류와 비율을 바꿔 내부 결함을 줄이고 화학적 안정성을 높였다. 결함의 주요 원인을 이온 크기가 서로 맞지 않아 발생하는 구조적 변형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크기가 큰 이온이 여러 개 있으면 내부의 미세 구조가 틀어지거나 기울어져 결함이 생기는 것이다. 마치 건축물의 철골 구조가 비틀어지거나 기울어지면 특정 부분이 파손되는 것과도 같다. 또 이 구조적 변형은 물질에 결함을 많이 만들 뿐만 아니라 물질을 불안정하게 하고 전하 전달도 방해한다.

◇25.17%의 높은 효율 태양전지 구현

개발된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는 내부의 압력과 변형이 완화돼 구조적 안정성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결함이 적어 전지가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효율이 높다. 이를 통해 25.17%의 높은 효율을 갖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얻을 수 있었다.

석상일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와 물질에 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효율과 안정성을 모두 갖춘 광활성층 소재를 개발할 수 있었다”며 “소재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차세대 태양전지 시장에서 기술적으로 앞서는 데 이바지할 뜻깊은 연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