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의 카네기 자연사 박물관에서 반은 수컷이고 반은 암컷인 새가 발견됐다.

/카네기 자연사 박물관

22일(현지 시각) CNN은 카네기 자연사 박물관 내 파우더밀 자연보호구역 조류 연구원들이 지난달 ‘자웅 모자이크’(Gynandromorphism) 붉은가슴밀화부리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자웅 모자이크는 몸의 어떤 부분은 수컷이고 어떤 부분은 암컷인 돌연변이를 말한다.

붉은가슴밀화부리의 암수는 날개 색깔로 구별한다. 수컷은 날갯죽지 안쪽이 분홍색을 띠고 암컷은 노란색을 띤다. 날개 바깥쪽 깃털도 수컷은 검정색, 암컷은 갈색을 띤다. 그런데 이번에 발견된 자웅 모자이크 새는 오른쪽은 수컷, 왼쪽은 암컷의 날개를 지니고 있었다.

파우더밀 자연보호구역에서는 64년간 새 다리에 띠를 달아 데이터를 관리해왔다. 이번에 이 희귀 개체도 지난달 24일 새들의 다리에 9자리 식별코드가 적힌 알루미늄 띠를 다는 작업 중에 발견됐다. 이곳에서 관리해 온 80만 마리 가까운 새 중에 자웅 모자이크 개체는 이번이 다섯 번째, 마지막으로 발견된 것은 15년 전이었다고 한다.

이곳의 애니 린지 조류 매니저는 “일생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희귀한 광경에 직원 전체가 매우 흥분했다”며 “어떤 직원은 ‘유니콘을 보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자웅 모자이크는 워낙 희귀하기 때문에 생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새가 번식할 수 있는지도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린지는 “자웅 모자이크라는 성질은 분명 짝짓기 능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몸의 암컷 부분에 기능성 난소가 있고, 수컷을 유인할 수 있다면 번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조류의 오른쪽 난소는 퇴화하고 왼쪽 난소의 기능으로 번식한다. 이 새의 왼쪽이 암컷이기 때문에 수컷과 짝짓기에 성공하면 이론적으로는 새끼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컷처럼 암컷을 유혹하는 노래를 부른다면, 다른 수컷들은 이를 영역 표시로 이해하고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자웅 모자이크는 거미 등 파충류나 갑각류에서 가끔 발생하고, 포유류나 조류에서는 극도로 드물다.

파우더밀 조류연구센터는 깃털 샘플을 채취해 유전자 분석에 사용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