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하에서 지구 크기 만한 ‘나홀로 행성’이 발견됐다. 나홀로 행성은 우주 공간을 홀로 떠도는 행성을 말한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과 바르샤바 대학 소속인 므로즈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해당 행성의 발견 성과를 ‘미국 천체물리학회지 레터’ 29일 자에 발표했다.
◇질량은 지구의 0.3배
이번에 발견한 나홀로 행성은 지구 질량의 약 0.3배이고, 우리 은하 원반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재까지 발견된 나홀로 행성 중 가장 작은 질량이다. 이번 발견은 미국, 폴란드, 한국천문연구원의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이뤄졌다.
국제천문연맹(IAU)이 정하는 행성 정의에 따르면, 행성은 1) 태양 주위를 돌아야 하고, 2) 구형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3) 공전궤도에 홀로 존재해야 한다. 이를 만족하는 태양계 행성은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모두 8개이다.
태양계 너머 우주 공간에 있는 행성을 외계행성이라고 부른다. 외계행성은 지구로부터의 거리가 멀고 스스로 빚을 낼 수 없는 어두운 천체이기 때문에 직접 관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로 인해 현재까지 발견된 약 4000여 개 외계행성 대부분은 행성의 중심별(태양계의 중심별은 태양)을 관측함으로써 간접적으로 발견됐다.
행성계 내의 행성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중심별의 중력권 밖으로 튕겨 나갈 수 있다. 이처럼 중심별의 중력에 속하지 않고 우주 공간을 홀로 떠도는 행성을 나홀로 행성이라고 한다. 이러한 천체들은 행성계의 형성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빛 왜곡 통해 간접적으로 나홀로 행성 발견
중심별이 없는 나홀로 행성은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 나홀로 행성을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시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미시중력렌즈 현상은 관측자와 배경별에 또 다른 천체(렌즈 역할)가 일직선상에 놓일 때 발생한다.
이때 관측자는 렌즈 역할을 하는 천체의 중력으로 인해 배경별의 빛이 왜곡돼 증폭되는 현상을 관측하게 된다. 즉 렌즈 역할을 하는 천체의 위치에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행성이 있다 하더라도 배경별빛이 증폭되는 양과 지속 시간을 분석함으로써 나홀로 행성의 존재를 발견할 수 있다. 연구진은 나홀로 행성의 중력으로 인해 배경 별빛이 증폭되는 현상을 관측한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미시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한 외계행성 탐색연구를 위해 같은 성능을 가진 1.6m 광시야 망원경 ‘KMTNet’을 만들어 칠레·남아공·호주에 설치하여 24시간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이충욱 박사는 “KMTNet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 2015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은 65개인데 이 중 이번 연구를 포함한 총 52개의 외계행성 발견에 KMTNet 관측자료가 활용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