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에서 다른 대기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분자가 확인됐다. 원시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타이탄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찾을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진은 “타이탄에서 탄소 3개와 수소 2개로 구성된 ‘시클로프로페닐리덴(Cyclopropenylidene)’이라는 분자를 발견했다”고 지난달 ‘천문학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칠레 북부에 위치한 전파망원경 ALMA를 통해 이 분자를 발견했다. 분자가 에너지를 방출하거나 흡수하면서 만들어낸 독특한 빛의 스펙트럼을 통해 그 존재를 확인한 것이다.
시클로프로페닐리덴은 원자들이 고리처럼 연결된 분자다. 탄소 원자 3개가 삼각형 모양을 이룬다. 타이탄의 대기에서 고리 모양의 분자를 발견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3년 탄소 원자 6개가 육각형 모양을 이루는 벤젠이 타이탄 대기에서 발견된 적 있다. 벤젠은 원유에서 발견되며 산업 화학 물질로 사용된다.
고리 구조는 DNA와 RNA처럼 핵산을 구성하는 데 쓰일 수 있기 때문에 생명체에서 중요하다.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의 생물학자인 알렉산더 테렌 박사는 “고리 구조는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분자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물질과 반응을 잘해 생명체의 먹이가 될 수 있는 복잡한 화합물을 생성할 수도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특히 과학자들은 시클로프로페닐리덴이 타이탄의 대기에서 발견된 점에 놀라고 있다. 이 물질은 지금까지 우주 사이에 떠다니는 가스나 먼지 구름 등에서만 발견됐다. 시클로프로페닐리덴은 다른 분자와 쉽게 반응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지만 가스나 먼지는 화학반응이 일어나기에는 온도가 너무 낮다.
타이탄의 대기는 다르다. 토성의 위성 중 가장 큰 타이탄은 지구보다 4배 더 밀도가 높은 두꺼운 대기를 가지고 있다. 지구처럼 대부분 질소이고 메탄이 일부 있다. 타이탄에는 구름과 비, 호수, 강, 바다 등도 있다. 과학자들은 타이탄이 고대 지구와 유사한 환경이라고 보고 있다.
연구진은 “복잡한 유기 분자가 형성되고 지표면으로 비가 되어 내리는 화학반응을 이해하기 위해선 대기 중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며 “앞으로 시클로프로페닐리덴보다 더 큰 분자를 찾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