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자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모든 연령과 인종에서 95%의 일관된 면역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자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예방률이 94.5%라고 말했다./픽사베이

올 여름 계산생물학자인 루크 허치슨 박사는 미국 바이오제약사 모더나가 개발 중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참가자로 자원했다. 하지만 두 번째 주사를 맞은 직후 팔이 거위알 크기만큼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앓았다. 위약(가짜약)이 아닌 진짜 백신을 맞았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주사를 맞은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43세이고 건강하던 그는 뼈와 근육에 통증을 앓고 체온이 38.9도까지 오르는 고열에 시달려야 했다.

허치슨 박사는 지난달 27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몸이 떨리기 시작하더니 추웠다가 열이 났다를 반복했다”며 “밤새 전화 옆에 앉아서 911(응급구조전화)를 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증상은 12시간 뒤 회복됐다. 하지만 그는 “이 일의 심각성에 대해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허치슨 박사는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일부 사람 가운데는 순간적으로 부작용인 반응원성(reactogenicity)에 직면할 수 있다”며 “대중들은 자신보다 더 잘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응원성은 임상시험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일반적이고 예상되는 부작용이지만 과도한 면역 반응에서 일시적으로 강하게 나타나는 주사 부위의 발열과 통증 등을 나타나는 현상이다. 실제로 몇몇 전문가들도 허치슨의 이런 지적에 동의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응해 2세대 RNA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미국 워싱턴대 데보러 풀러 교수는 “백신의 반응원성은 장기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지만 이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풀러 교수는 “이런 부작용이 백신 접종을 주저하게 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을 얼버무리고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백신 전달수단이 단기적 부작용 유발 의심

11월 들어 모더나, 화이자와 바이오앤텍 등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희소식을 전하면서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이들 제약사들은 현재 개발 중인 메신저RNA(mRNA) 백신이 수만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95% 효능이 있으며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두 백신 모두 ‘지질 나노입자’로 불리는 작은 지방거품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 생성을 지시하는 RNA를 감싸 인체에 주사하는 방식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전달수단에 대한 면역체계 반응이 이 같은 단기적인 부작용을 유발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대 플로리언 크레이머 교수는 이런 부작용 문제로 감염자 200명 중 최소 한 명이 숨지는 팬데믹 바이러스에 직면했는데도 예방접종을 단념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화이자의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는 크레이머 교수는 “극심한 팔 통증과 열, 피로감은 분명 불쾌한 경험이지만 위험하지 않다”며 “반응원성에 따른 부작용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이언스는 대다수 사람들은 일상 활동까지 가로막을 수준의 심각한 부작용을 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맞은 2% 이하 사람 정도가 39~40도의 고열을 앓았다. 하지만 제약사들이 최종 승인을 받으면 12월 말까지 전 세계 3500만명에게 백신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2%가 심한 열을 경험했다면 7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산되는 셈이다.

모더나의 백신은 지방 거품 안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만드는 mRNA를 넣은 형태다. 인체에 주입하면 mRNA가 바이러스 단백질을 합성하고 면역반응을 유도한다,/Science

◇피로감, 두통 등 부작용도 보고

다른 일시적인 부작용은 훨씬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의 대규모 실험에 대한 중간분석을 수행한 독립위원회는 참가자의 9.7%가 피로감을, 8.9%가 근육통을, 5.2%가 관절통을, 4.5%가 두통을 앓았다고 발견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앤텍 백신 시험에서 수치는 이보다는 더 낮게 나타났지만 참가자의 3.8%가 피로감을 2%가 두통을 앓았다고 보고됐다.

이런 부작용은 통상적인 다른 백신보다 높은 편이다. 미국 미시간대 공중보건대 아널드 몬터 교수는 “일반적으로 독감 백신, 심지어 고용량 독감 백신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높은 반응원성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버니스 하우스먼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의대 교수는 “사람들은 백신 부작용과 관련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려고 할 것이 분명하다”며 “일선 공중보건 종사자들은 허치슨의 사례와 같은 이야기에 대해 할 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우스먼 교수는 “무엇보다 투명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백신 정책가는 고열이 날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보다는 사람들에게 열이 나는 건 심각하게 느껴지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사전에 경고하라고 권고하는 식이다.

드루 와이스먼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제약사는 당신은 타이레놀을 하루 동안 복용하면 될 뿐이라고 사전에 분명히 알려주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부작용 대비한 지원책 마련해야”

하우스먼 교수는 그럼에도 몸에 심각한 반응이 나타나는 사람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신을 접종한 뒤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병원에 가야 하는지 핫라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이런 경우 의료비가 보장되는지도 중요한 고려할 점이다.

모더나, 화이자와 바이오앤텍의 백신은 수주 간격으로 두 번 접종해야 한다.반응원성은 일반적으로 두 번째 접종 후 더 높게 나타난다. 와이스먼 교수는 “부작용은 백신이 잘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는 첫 번째 접종이 좋은 면역반응을 보였고 이제 그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와이스먼 교수는 “mRNA 없이 동물에서도 같은 성질을 보이는 것으로 볼 때 지질 나노입자가 반응원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본다”며 “우리는 근육에서 통증, 부기, 발열,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는 염증 매개체가 생성되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출처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70/6520/1022

※한국과학기자협회 코로나19 연구 속보

https://m.post.naver.com/my/series/detail.nhn?seriesNo=613129&memberNo=36405506

한국과학기자협회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에 관한 해외 첨단 연구 진행 상황과 뉴스를 신속하게 파악해 <한국과학기자협회 코로나19 연구 속보>시리즈로 게재, 소개함으로써 과학 보도의 저변을 확대하고 국민의 과학적 이해를 제고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