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피부나 산업현장의 온수 파이프 등 열원(熱源)에 밀착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유연한 재료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소프트융합소재연구센터 정승준 박사팀은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홍용택 교수팀은 “유연성과 열전달 효율을 극대화하여 높은 발전 성능을 가지는 신축성 열전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최신 호에 게재됐다.
◇유연하면서도 열전달 능력 800% 향상
열전소자는 소재 양단의 온도 차이로 인해 생성되는 전압을 활용하는 에너지 변환 소자다. 산업현장의 폐열 등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킨다. 단단한 금속 기반 전극과 반도체를 사용한 기존 열전소자는 유연성이 부족해 열원 표면에서 열을 온전히 흡수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무기물기반 고성능 열전재료를 은 나노와이어가 삽입된 신축성 기판으로 연결해 열전소자의 저항은 낮추면서 유연성을 높였다. 제작된 열전소자는 유연성이 뛰어나 휘어지거나 늘어나도 안정적인 동작이 가능했다. 또한 신축성 기판 내부에 열전도율이 높은 금속 입자를 넣어 신축성 기판의 열전달 능력을 기존보다 800%가량 향상시키고, 전력 생산량은 3배 이상 높였다. 연구진은 이와 동시에 소프트 플랫폼 공정부터 열전소자의 형성까지 복잡한 전체공정을 자동화해 개발한 소자의 대량생산까지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배터리 없는 웨어러블기기 상용화 가능
개발한 소자는 산업현장의 고온 감지 센서로 활용하거나 자동차의 내·외부의 온도 차를 이용해 배터리 없는 자율주행용 거리 감지 센서를 만들 수 있어 고온 환경에서 폭발의 위험성이 있는 배터리 기반 센서 시스템의 전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IST 정승준 박사는 “외부의 열을 이용해 고온 감지 센서 장갑 등 실제 웨어러블 기기를 동작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앞으로는 체온만으로도 웨어러블 장치를 구동시킬 수 있는 유연 열전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라며 “앞으로 배터리 없는 웨어러블 기기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