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표범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 목록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은 물론, 족제비와 햄스터, 동물원의 사자, 호랑이 등 다양한 동물이 사람을 통해 코로나에 감염됐다.
미국 농무부 산하 국립수의과학연구소는 지난 11일(현지 시각) “켄터키주의 루이빌 동물원에 있는 눈표범이 처음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무증상 동물원 직원 통해 감염 추정
눈표범은 설표 또는 회색표범이라고도 하며,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의 산악지대에 살고 있다. 사자, 호랑이와 같은 고양이과 표범속의 대형 육식동물이다. 털가죽을 얻으려고 남획한 결과 지금은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눈표범들은 앞서 지난 4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의 사자, 호랑이처럼 기침과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다. 동물원은 눈표범의 배설물을 일리노이대 수의진단연구소에 보냈으며, 세 마리 모두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국립수의과학연구소는 “눈표범 배설물을 다시 검사해 암컷 니시에게는 최종 확진 판정을 내렸으며, 수컷 킴티와 메루는 현재 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며 “뉴욕의 사자, 호랑이처럼 켄터키의 눈표범도 곧 어렵지 않게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눈표범은 동물원 직원 중 무증상 감염자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지금까지 개와 고양이, 호랑이, 페렛(흰족제비), 햄스터, 밍크 등 다양한 이 동물이 사람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사람에 재감염시킨 동물은 밍크뿐
수의과학연구소는 “동물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여전히 알아가고 있는 단계지만, 현재로선 동물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퍼지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는 없다”며 “지금까지 확보된 정보에 따르면 동물이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퍼뜨릴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예외는 밍크이다. 박쥐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처음 옮긴 미지의 동물을 제외하고는 밍크가 사람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긴 첫 번째 동물이다. 덴마크 정부는 지난달 자국에서 사육 중인 밍크 1700만 마리를 모두 살처분하겠다고 발표했다. 사람이 옮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밍크가 다시 농장 인부에게 코로나를 퍼뜨렸기 때문이다.
특히 밍크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코로나 완치자의 항체가 잘 듣지 않는 변이체여서 자칫 인간에게 퍼지면 백신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과학계는 이런 우려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지만, 밍크에서 대규모 코로나 발병 사태가 일어나면 사람은 물론 다른 동물로도 코로나가 퍼질 수 있다고 살처분 조치를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