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운석충돌구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 지질연구센터 연구진은 “올 1월부터 경남 합천군에 위치한 약 7km 직경의 ‘적중-초계분지’의 현장조사·분석을 실시한 결과 한반도 운석충돌구를 최초로 발견했다”라고 국제학술지 ‘곤드와나 리서치’에 발표했다. 적중-초계분지는 한반도 남동쪽에 있는 약 7km 직경의 독특한 그릇모양의 지형이다.
◇운석 충돌구 5만년 전 생성 추정
백악기 후반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운석 충돌은 공룡의 대멸종과 더불어 지상 생물의 주인공으로 포유류가 등장하게 된 생물학적 거대 사건이다. 그동안 운석 충돌의 흔적이 여러 차례 발견됐으나,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국내외 지질학계의 숙원으로 남아 있었다.
연구진은 분지 내에서 깊이 142m 시추코어 조사와 탄소연대측정 결과를 통해 적중-초계분지가 운석 충돌에 의해 약 5만 년 전에 생성된 한반도 최초 운석 충돌구임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 분지 중앙의 142m 퇴적층은 크게 3개의 퇴적층서 단위로 구분됐다. △코어 상부(0~6.2m)에 있는 토양 및 하천퇴적층 △6.2~72m의 호수퇴적층 △72~142m에서 발견된 충격각력암층이다.
운석이 충돌할 때는 강한 충격파가 일어나 지하에 거대한 웅덩이를 형성한다. 이때 발생한 충격파의 영향으로 기존 암석과 광물 속에 흔적이 남는다. 이러한 흔적에 대한 암석학·지구화학적 변형구조 추적으로 과거에 운석충돌이 있었는지를 판별할 수 있다.
연구진은 적중-초계분지의 퇴적층 분석을 통해 운석충돌에 의한 고유한 충격파로 만들어지는 미시적 광물 변형증거와 거시적 암석변형을 확인했다. 130m에서는 셰일암석에 충격파로 형성된 원뿔형 암석 구조가 거시적 증거로 발견됐는데, 이는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된 거시적 증거이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2번째 발견
현재 전세계에 공식적으로 인정된 운석 충돌구는 200여 개다. 적중-초계분지는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2010년에 발표된 중국의 슈엔 운석 충돌구 이후로 2번째이다. 제1저자인 임재수 박사는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적중-초계분지의 운석 충돌 시기에 대해 정확하고 명확한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적중-초계분지의 운석충돌구 직경을 4km로 가정하면 직경 약 200m 크기의 운석이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1400MT(메가 톤)에 해당하는데 1980년 세인트헬렌스 화산 폭발 당시 발생한 총에너지와 맞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