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를 대량 저장, 수송할 수 있는 촉매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상용화되면 국가 간 수소 운송이 가능해 수소경제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수소·연료전지연구단 손현태, 윤창원 박사 연구진이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뽑아내는 촉매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22일 밝혔다.
KIST 연구진은 나노미터(10억 분의 1미터) 단위의 루테늄 금속 입자가 실리콘 재질의 제올라이트 구멍 안에 고르게 담긴 촉매를 개발했다. 이번 촉매는 암모니아 분해 성능이 기존 상용 촉매보다 2.5배 이상 좋아 고가의 루테륨 금속을 기존의 40%만 사용하고도 동일한 효율을 얻을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고가 금속 40%만으로 효율 2.5배 높여
최근 암모니아가 수소 저장과 수송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올랐다. 액화 암모니아는 액화 수소보다 50% 많은 용량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해라면 수소와 질소만 나와 온실가스 배출 문제도 없다. 특히 암모니아는 이미 산업에 널리 사용되고 있어 기존 저장, 운송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문제는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과정이 높은 온도와 압력에서 진행된다는 점이다. 촉매를 쓰면 반응 온도를 낮출 수 있지만, 기존 루테늄 금속 기반 촉매는 가격이 매우 비싼데다 내구성이 좋지 않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미세 루테늄 금속 입자가 높은 온도에도 문제가 없어 기존 촉매의 상용화에 큰 걸림돌이었던 낮은 내구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창원 박사는 “암모니아를 이용한 대용량 수소 운반은 선진국들이 원천기술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번 촉매를 암모니아 분해 수소 생산 공정에 적용하면 국가 간 대용량 수소 운송 상용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환경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응용 촉매 B-환경’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