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능이나 유통, 부작용 면에서 최고 평가를 받아온 미국 노바백스의 코로나 백신이 미국에서 본격적인 대규모 임상 3상 시험에 들어간다. 이 백신은 현재 국내에서도 위탁 생산되고 있어 예상대로 내년 1분기에 상용화되면 국내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는 28일(현지 시각) “미국과 멕시코에서 3만 명 대상으로 코로나 백신의 마지막 임상 3상 시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영국에서도 1만5000명 대상 임상 3상 시험을 하고 있다.
노바백스 백신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로 만든 백신으로는 처음으로 3상에 진입했다. 지금까지 허가된 코로나 백신은 모두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이거나 이 유전자를 다른 무해한 바이러스에 집어넣은 형태다.
과학계는 노바백스 백신이 다른 백신보다 장점이 많다고 평가한다. 모더나와 화이자의 RNA 백신은 불안정한 유전물질로 만들어 제조가 까다롭지만, 노바백스 백신의 단백질은 세포 배양으로 쉽게 만들 수 있다. 또 RNA 백신은 영하 20~70도에서 냉동 보관하지만, 노바백스의 백신은 영상 2~8도에서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RNA를 감싼 지방 입자 때문에 알레르기 부작용 사례가 보고됐지만, 노바백스 백신은 그런 입자를 쓰지 않는다.
특히 노바백스 백신은 지난 10월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에서 인체 세포와 동물 대상 실험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모두 없애는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다른 백신처럼 바이러스가 인체 다른 곳으로 퍼지지 못하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복제를 막았다. 이러면 코로나 예방과 함께 전염도 차단할 수 있다.
백신은 바이러스와 동·식물 합작품이다. 노바백스는 스파이크 유전자를 곤충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에 먼저 끼워 넣었다. 이 바이러스가 나방에게 감염되면 그 안에서 스파이크를 대량 합성한다. 노바백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정제하고 식물에서 추출한 사포닌을 면역증강제로 추가해 백신을 만들었다.
미국 정부와 국제민간기구인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는 노바백스의 백신 개발에 20억 달러(2조1850억원)를 지원했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각각 1억회, 6000만회 접종분을 선주문했다. 일본 다케다제약은 기술을 이전받아 자체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노바백스와 백신 구매 협상을 하고 있다.
노바백스의 결정적 단점은 백신 생산 대부분을 외부에 의존하는 것이다. 지난해 회사 재정 상태가 나빠지면서 미국의 생산시설 두 곳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 5월 1억6700만 달러를 주고 체코공화국의 백신 생산시설을 인수했다. 또 인도 제약사와 한국 SK 바이오사이언스와도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회사는 내년 중 20억회 접종분을 생산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노바백스 백신이 허가되면 국내 생산분을 바로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