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수술 없이 뇌졸중을 치료할 수 있는 초음파 기기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형민 박사팀은 “무선 초음파 뇌 자극기를 이용해 뇌졸중으로 손상된 쥐의 뇌신경을 치료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의공학 분야 국제 저널인 ‘IEEE 의생명공학처리기술’ 최신호에 발표됐다.

뇌졸중은 뇌의 일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가 손상되는 질병이다. 사망률이 높고, 사망하지 않더라도 신경세포가 손상돼 몸을 움직이기 어려워진다.

KIST 연구진은 뇌졸중 치료를 위해 무선으로 조종할 수 있는 초소형 뇌 자극기를 개발했다. 초음파가 두개골을 통과해 원하는 위치에만 에너지를 전달해 신경세포를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원리다.

연구진은 뇌졸중을 일으킨 쥐에 초음파 뇌 자극기를 적용했다. 쥐의 뇌에서 운동을 관장하는 영역에 초음파를 가했더니 재활 3일 후 초음파를 가하지 않은 쥐보다 운동 능력이 유의미하게 향상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재활 7일 후에는 정상 쥐와 유사한 운동 능력을 보였다.

이전에도 뇌신경 자극 기술이 개발됐다. 하지만 기존 초음파 뇌 자극기는 무거워 실험 동물을 마취하고 고정된 상태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번에 연구진이 개발한 뇌 자극기는 무게가 약 20g에 불과하다. 쥐의 등에 매달고 움직이면서도 계속 무선으로 뇌에 자극을 줄 수 있었다.

이번 기술이 상용화되면 뇌 자극기를 착용하고 재활치료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IST 김형민 박사는 “2년 후 임상 시험을 할 수 있도록 착용형 초음파 뇌 자극 기술 개발을 계속할 것”이라며 “가정에서 배낭을 멘 상태에서 치료하거나 자유롭게 재활운동을 하면서 뇌 자극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