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완치자는 최소 6개월 동안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가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코로나 바이러스를 약하게 경험하는 원리인 백신도 비슷한 기간 동안 면역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영국 뉴캐슬대의 크리스토퍼 던칸 교수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감염 저널’ 최신호에 “1만 1000여 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장기 추적 조사한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에 한 번 감염됐다가 완치되면 최소 6개월은 재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만1000여 의료진 중 코로나 재감염 사례는 ‘0′
연구진은 영국 국민건강보험(NHS) 산하 뉴캐슬 지역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 1만 117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증상이 있는지,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가 생성됐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영국의 1차 코로나 대유행 시기였던 3월 10일에서 7월 6일 사이 1038명이 항체 검사와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10명 중 1명 꼴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셈이다.
의료진은 7월 7일에서 11월 20일 사이 코로나 2차 대유행 기간 동안 다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1차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1038명 중 128명이 다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보였지만, 최종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앞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던 의료진 중 2115명이 2차 검사 기간 코로나 증상을 나타냈다. 이중 290명이 실제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국내 코로나 환자도 항체 최대 8개월까지 유지
코로나 재감염 사례는 보고된 적이 있지만 흔치 않은 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코로나 완치자는 감염 기간에 바이러스에 대한 일정 정도 저항력을 획득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런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알 수 없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 완치자는 최소 6개월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갖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성인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완치되면 최소 단기간은 유증상 감염을 막아낸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물론 코로나 완치자가 재감염됐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경우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의료진 481명을 대상으로 무증상 감염 여부를 알아보는 유전자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코로나 감염 경험이 있는 106명 중 무증상 감염자는 한 명도 없었다. 반면 감염 경험이 없는 375명 중 22명은 무증상 감염자로 확인됐다. 하지만 조사 인원이 적어 코로나 감염 경험이 무증상 재감염도 막는다고 확실하게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국내에서도 코로나에 한 번 걸렸다가 나으면 상당 기간 면역력을 확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평균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연구진은 지난달 22일 국내 코로나 무증상, 경증 환자 58명을 분석한 결과 감염 이후 최대 8개월까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항체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결합해 세포 감염을 막고, 다른 면역세포의 바이러스 공격을 유도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백신이 유발하는 항체도 그 정도 면역 기간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의 면역력 지속 기간은 아직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