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감염된 코로나 바이러스(주황색)의 전자현미경 사진./NIAID

통풍 치료제인 ‘콜키신’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입원과 사망 위험을 크게 낮췄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이 약이 보건당국의 사용 승인을 받으면 최초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된다.

캐나다 몬트리올 심장연구소는 지난 23일(현지 시각)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코로나 확진자 448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콜코로나(COLCORONA) 임상시험에서 콜키신이 입원과 사망 위험을 21% 감소시켰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몬트리올 심장연구소의 보도자료.]

◇코로나 확진자의 입원율 25% 줄여

연구진은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 환자들을 무작위로 나눠 한쪽은 3일간 0.5밀리그램 콜키신을 하루에 두 번 복용하고 이후 27일까지 하루에 한 번 복용토록 했다. 다른 그룹은 같은 기간 가짜약을 먹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콜키신 복용 그룹은 입원 위험은 25%, 사망 위험은 44% 줄었다. 인공호흡기 사용은 50%까지 낮췄다.

심장연구소 소장인 장 클로드 타디프 몬트리올 의대 교수는 “콜키신은 오랜 기간 통풍 치료제로 사용돼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환자는 의사 처방을 받고 약국에서 구매해 집에서 쉽게 복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콜키신은 특허가 만료돼 다양한 복제약이 나와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콜킨정’ 및 이연제약의 ‘콜키닌정’이 있다.

이번 임상시험은 캐나다, 미국, 유럽, 남미, 남아프리카에서 수행됐으며, 코로나 감염 비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먹는 약물을 시험한 임상시험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당초 6000명을 목표로 임상시험이 시작됐지만, 환자에게 더 빨리 혜택을 주기 위해 현 단계에서 임상시험을 중단하고 허가 절차를 밟겠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통풍 치료제 콜키신. 전 세계에 복제약이 널리 보급돼 있다.

◇과학계는 논문 발표까지 결론 유보

몬트리올 심장연구소는 당초 콜키신을 심장마비 치료제로 개발했다. 2019년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콜키신이 감염과 면역반응을 억제해 심장마비 환자의 입원 횟수를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코로나가 북미에 유행하기 시작하자 지난해 3월부터 콜키신을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는 임상연구를 시작했다. 콜키신 임상시험은 캐나다 퀘백주 정부와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웰컴재단, 마스트카스 등의 지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콜키신이 최초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임상시험의 구체적인 내용이 논문으로 공개되지 않아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미국 브라운대 보건대학원의 아시시 자 학장은 이날 의료전문지 스태트(STAT)에 “이번 결과가 정말 중요한 발견일 수 있고 가능성도 충분하다”면서도 “보도자료로는 그런 결론을 내릴 수 없어 나는 그 약을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 치료제로 각광을 받다가 효능이 입증되지 않아 승인이 취소된 사례를 들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번 임상시험의 안전성을 점검한 하버드 의대의 마크 페퍼 교수는 이날 “타디프 교수 연구진은 대규모의 임상시험을 잘 진행했다”며 “다른 과학자들이 보지 못해 아쉽지만 내가 본 자료로는 임상시험 결과는 확실하다”고 밝혔다. 타디프 교수도 이날 “주말에 잠을 포기하고 의학 저널에 임상시험의 모든 결과를 발표할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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