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화성 탐사선 아말이 처음으로 보내온 화성 사진./UAESA

화성 궤도에 진입한 아랍에미리트(UAE)의 탐사선이 첫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은 화성에 있는 화산과 거대한 계곡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UAE 우주국은 지난 14일(현지 시각) 아말(아랍어로 희망) 탐사선이 촬영한 화성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아말은 지난 10일 0시 57분(한국 시각)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이번 사진은 화성 궤도에 진입한 지 하루가 지난 11일 5시 36분 2만4700㎞ 고도에서 촬영했다.

◇화성의 화산과 거대 계곡 드러나

화성의 북극은 사진에서 왼쪽 위 부분이다. 가운데 막 여명이 밝아오는 곳은 올림푸스 산이다. 태양계에서 가장 큰 화산이다. 높이는 26㎞로 에베레스트 산 해발 높이의 세 배나 된다.

사진에서 세로 방향으로 점 세 개가 보인다. 아스크레우스 화산, 파보니스 화산, 아르시아 화산이다. 동쪽에는 표면에 틈이 난 것처럼 선이 이어진 거대한 매리너 계곡이 보인다. 이곳은 길이 4000㎞, 폭 200㎞에 깊이는 최대 7㎞에 이른다. 이 계곡 지대의 이름은 처음 계곡을 발견했던 화성 궤도 탐사선 매리너 9호의 명칭을 땄다. 계곡 일부는 구름에 가려져 있다.

아말이 보내온 영상은 그동안 다른 화성 탐사선이 찍은 사진보다는 지구의 천체망원경으로 촬영한 모습과 비슷하다. 아말은 화성의 상층 대기를 주로 관측하기 위해 높은 고도에서 크게 궤도를 돌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화성 탐사선들은 낮은 고도를 돌면서 표면을 고해상도로 촬영하거나 지상에서 임무를 하는 로버(이동형 탐사 로봇)와 지구 사이의 통신을 중계한다. 덕분에 표면의 상세한 모습을 찍은 사진을 제공한다.

UAE 탐사선 아말이 화성 상공을 돌면서 관측하는 모습의 상상도./UAESA

◇연중 대기 변화를 집중 관측

UAE는 이번에 미국, 러시아, 유럽, 인도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로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나라가 됐다. 아랍 국가로는 처음으로 지구 밖 천체에 우주선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

UAE 우주국은 이번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아말 탐사선이 첫 화성 사진을 송신한 것은 우리 역사에서 결정적 순간이며 UAE가 우주탐사에 참여하는 선진 국가에 진입한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임무가 화성에 대한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져 인류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무게 1.35t으로 소형 SUV 크기인 아말 탐사선은 화성에서 1000~5만㎞ 타원 궤도를 돌고 있다. 아말은 앞으로 2개월간 궤도 조정을 거친 뒤 화성 2만2000~4만3000km 상공을 돌며 카메라·적외선 분광기·자외선 분광기 등으로 대기 변화를 관측한다. 1년이 687일에 이르는 화성의 연중 기후도를 작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UAE는 관측 자료를 국제 과학계에 전면 공개할 방침이다.

아말은 올해 화성 탐사에 나선 트리오 중 하나로, 지난해 7월 20일 발사됐다. 같은 달 23일과 30일, 각각 중국 톈원(天問)-1호와 미국의 퍼시비어런스호도 발사됐다. 텐원 1호는 아말보다 하루 늦은 지난 10일 오후 8시 52분 궤도 진입을 위한 엔진 감속을 시작해 약 15분 만에 화성 궤도에 들어섰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퍼서비어런스호는 오는 19일 오전 5시 30분에 화성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