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소행성(小行星)이 앞으로 100년 간 지구에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방문해 2029년 지구에 접근하는 아포피스 소행성에 대해 탐사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NASA는 지난 26일 “향후 100년 간 아포피스가 지구와 충돌하는 일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소행성은 혜성(彗星)과 마찬가지로 태양 주변을 긴 타원 궤도를 따라 도는 작은 천체이지만, 혜성과 달리 꼬리가 없다.
◇2029년 이어 2068년 충돌 가능성도 배제돼
아포피스는 지난 2004년 처음 발견된 길이 340m의 소행성이다. 이후 아포피스가 수십 년 내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됐다. 앞서 NASA는 아포피스가 오는 2029년과 2036년 지구 근접에서 충돌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지만, 2068년 충돌 위험은 배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두 건의 새로운 관측을 통해 2068년 충돌 가능성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제 아포피스는 NASA의 소행성 ‘위험 목록’에서 공식적으로 빠졌다. NASA 지구 근접 천체 연구센터의 데이비드 파르노키아 박사는 “2068년 충돌은 더 이상 가능성의 영역이 아니며 우리 계산으로는 최소한 향후 100년 간 소행성 충돌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NASA 과학자들은 지난 5일 아포피스가 지구에서 서 1700만㎞ 떨어진 거리를 통과했을 때 레이더 관측을 통해 소행성의 궤도를 더욱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었다. 이에 따르면 아포피스는 오는 2029년 4월 13일 지구에서 3만2000㎞ 떨어진 곳을 지나갈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10분의 1에 해당하며 통신 위성이 떠 있는 3만6000㎞보다 가까운 거리다. 2029년 아포피스가 지구를 지나가는 모습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일부 등 지구의 동쪽에 있는 곳에서 관측할 수 있다고 NASA는 밝혔다.
파르노키아 박사는 이날 발표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소행성을 연구하기 시작했을 때 아포피스는 지구에 위협을 주는 소행성의 전형이었다”며 “이제 아포피스가 위험 목록에서 빠져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작은 소행성은 대기에서 불타 피해 없어
소행성은 대부분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있지만 모든 소행성이 그런 것은 아니다. 아포피스는 궤도 반경이 지구와 태양 간 거리보다 작은 이른바 아텐 소행성군에 속한다. 따라서 아텐 소행성들은 항상 지구와 태양 사이에 있다. 특히 소행성의 궤도가 대부분 태양 근처에 있어 지구에서 관측하기가 어려웠다. 이는 마치 2차 대전 당시 전투기가 적군에게 발각되지 않기 위해 태양을 등지고 공격하는 모양과 흡사했다.
NASA는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들을 ‘잠재적 위험 소행성(PHA)’으로 분류해 추적하고 있다. ’1950 DA’이라는 이름의 소행성은 1050년 2월 23일 처음 발견됐다. 이 소행성은 길이가 1.3㎞로 오는 2880년 3월 16일 지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와 충돌 가능성은 0.012%이다.
그보다 가까운 시기에 지구에 다가오는 소행성도 있다. ’2010 RF12′는 7m 길이 소행성으로 2095년 9월 5일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4.7%로 추산됐다. 하지만 크기가 작아 지구에 위협이 되지 못한다고 과학자들은 분석했다. ’2012 HG2′는 2052년 2월 12일 충돌할 가능성이 있지만, 역시 길이가 14m로 지구에 가까이 오면 대기와의 마찰열로 타버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