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아기와 같이 일을 하는 직장인. 재택근무는 수면시간과 업무 생산성에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pixabay

코로나 대유행으로 사무실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일하는 사람은 이전보다 수면 시간이 늘어나고 업무 생산성은 그대로 유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재택근무자는 이전보다 활동량이 줄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신체 활동도 출퇴근을 하는 사람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스웨덴 예블레대의 데이비드 할만 교수 연구진은 26일(현지 시각) “코로나 대유행 이후 재택근무자는 이전보다 잠을 더 자지만 사무실에서 일할 때만큼 생산성과 신체 활동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재택근무하면 수면시간 하루 반시간 늘어

연구진은 예블레시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시청에서 일하는 사무직 근로자 27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신체 활동을 알아보기 위해 실험 참가자들에게 가속도계와 동작 감지 센서를 장착했다. 각각 1주일씩 집과 사무실에서 일하며 각자 근무 시간과 수면 시간을 기록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재택근무자는 사무실에 출근할 때보다 하루 수면 시간이 평균 34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인의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재택근무가 직장인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재택근무자들은 시간을 잘 배분해 하루 8시간 똑같이 일해도 잠을 더 자고 아침에 쉽게 기상했다고 밝혔다. 할만 교수는 “수면 부족으로 건강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결국 수명을 줄인다는 점에서 30분을 더 자는 것은 큰 일”이라고 밝혔다.

재택근무자의 업무 능력도 이전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참가자의 60%는 업무 생산성이 이전과 차이가 없었다고 답했다. 오히려 20%는 이전보다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업무 능력이 저하됐다는 사람은 15%에 그쳤다.

◇신체 활동도 사무실 근무와 큰 차이 없어

할만 교수는 “앞서 연구에서 분석한 재택근무자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보다 고학력과 고위직이 많아 동등한 비교를 할 수 없었다”며 “이번에는 같은 사람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비교해 앞서 연구의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예상과 달리 집에서 일한다고 신체 활동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재택근무는 앉아 있는 시간을 늘려 몸을 덜 쓰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재택근무로 행복도의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다. 3분의 1은 행복도가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3분의 1은 이전보다 더 좋아졌다고 했고, 3분의 1은 나빠졌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드센트럴(BMC) 공중 보건’에 실렸다. 연구진은 “재택근무는 대부분 사람에게 더 낫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지만 재택근무가 좋지 않았던 일부 사람은 좀 더 분석해 지원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