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포장재로 쓸 수 있는 거미줄 플라스틱이 개발됐다. 기존 플라스틱 포장재만큼 튼튼하면서 자연에서 쉽게 분해돼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화학과의 투오마스 놀레스 교수 연구진은 지난 1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거미줄의 구조를 모방한 식물성 재료로 생분해 가능한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46%는 비닐봉지처럼 분해가 잘 되지 않는 일회용 식품 포장재이다. 2050년까지 식품 수요가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포장재 쓰레기도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플라스틱은 사슬 구조가 반복된 중합체이다. 거미줄을 만드는 단백질도 같다. 놀레스 교수는 거미줄이 강철만큼 튼튼한 것은 수소 결합이 촘촘하고 규칙적으로 배열됐기 때문임을 알아냈다. 또 거미 단백질이 물에 녹아 있다가 거미줄로 뿜어져 나오면서 튼튼한 구조로 자기조립 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진은 콩 단백질 폐기물에 아세트산과 물을 넣고 고온에서 초음파를 쏘아 고루 녹였다. 그러자 수소 결합이 생기면서 분자 결합이 단단해졌다. 이후 용매를 제거하자 수용성 필름이 만들어졌다. 거미줄을 모방한 식물성 필름은 비닐봉지에 쓰이는 기존 폴리에틸렌 필름과 대등한 특성을 보였다.
놀레스 교수는 “거미줄로 플라스틱을 대체하려는 연구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우리는 거미 없이 식물 성분으로 거미줄 플라스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식물성 거미줄 플라스틱은 재처리 공장에 가지 않고 가정에서도 쉽게 분해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식물성 거미줄 플라스틱을 상용화하기 위해 삼플라(Xampla)라는 회사를 세웠다. 삼플라는 연말까지 식물성 거미줄 플라스틱으로 만든 세제 포장재, 식품 포장재 등 다양한 일회용 포장재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