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의 무인 탐사선이 사상 최고의 화성 오로라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다. 오로라 사진은 지구처럼 두텁던 화성 대기층이 수십억 년 전에 사라진 이유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UAE 우주국은 30일(현지 시각) 아말(아랍어로 희망) 탐사선이 화성 궤도를 돌며 포착한 오로라 사진을 공개했다. 아말 탐사선은 지난해 7월 20일 지구를 떠나 지난 2월 10일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이로써 UAE는 미국, 러시아, 유럽, 인도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로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나라가 됐다.
◇수십억년 전 자기장 흔적이 유발
오로라는 고에너지 우주 입자가 대기층에 충돌하면서 발생한다. 지구에서는 태양에서 불어온 고에너지 입자가 쇳가루가 자석에 끌리듯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초속 500㎞의 속도로 극지방의 대기에 진입한다. 이때 입자가 대기 속 원자나 분자와 부딪히면서 빛을 낸다. 녹색은 산소 원자, 청색은 질소 분자에서 나온다.
화성에는 지구처럼 행성 전체에 자기장이 작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화성 지각은 수십억 년 전에 있었던 자기장으로 인해 아직도 자성을 띠고 있다. 이러한 화성의 자기 영역에서는 ‘불연속 오로라’가 발생한다. 지구와 달리 적도와 중위도, 동쪽과 서쪽 곳곳에서 오로라가 관측된다.
화성의 오로라는 밤에만 볼 수 있지만 워낙 약해서 가시광선 영역에서 확인할 수 없다. 이번 UAE 회성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한 미국 콜로라도대의 저스틴 데이건 교수는 “아말 탐사선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 영역의 오로라를 촬영했다”고 밝혔다.
◇화성의 대기층 사라진 원인 분석
과거에도 화성의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오로라를 관측한 적이 있다. 하지만 아말은 과거 탐사선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화성 전체에서 발생하는 오로라를 포착할 수 있었다. 무게 1.35t으로 소형 SUV 크기인 아말 탐사선은 화성 2만2000~4만3000km 상공을 돌며 카메라·적외선 분광기·자외선 분광기 등으로 대기 변화를 관측한다. 1년이 687일에 이르는 화성의 연중 기후도를 작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탐사선은 화성 궤도에 진입한 직후 오로라 사진을 촬영했다. 화성의 오로라는 과거 생명체가 살 수 있을 정도로 두텁던 대기층이 왜 지금처럼 사라졌는지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아말의 임무 기간은 2년이어서 앞으로 오로라를 더 상세히 관측할 예정이다.
UAE 화성 탐사 프로젝트의 수석 과학자인 헤사 알 마트로우시는 “앞으로 이런 사진을 정기적으로 촬영해 오로라가 발생할 때마다 관측할 수 있길 바란다”며 “오로라 사진은 태양에서 날아온 고에너지 입자가 화성 대기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