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물량이 충분치 않은 데다 변이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먹는(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개발과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 13일 국회에서 해외에서 개발 중인 먹는 치료제 예산 확보와 관련한 질문에 “변이 대응과 투약 편의성을 고려해 치료제 확보에 추가적 예산이 필요하다. 물량 확보를 현재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처럼 먹는 치료제가 나온다면 병원 이송 없이 더 많은 환자가 간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어 의료 시스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먹는 코로나 치료제는 현재 미국 제약사 MSD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MSD는 바이오벤처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 함께 코로나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임상 시험 3상을 진행 중이다.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루 두 번 5일간 복용하는 방식이다. 임상 2상에서 안전성과 약물의 효능을 확인했다. 미국 정부는 12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들여 선구매 계약을 마쳤다. 미국 바이오 기업 아테아파마수티컬스가 스위스 로슈와 개발 중인 코로나 경구용 치료제는 지난 4월 임상 3상에 들어갔고, 코로나 백신 개발사인 화이자도 지난 3월 경구용 치료제 임상 1상에 돌입했다.

먹는 치료제는 복용이 편리하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현재 코로나 치료법은 정맥주사를 통해 약을 투입하는 방법뿐이다. 길리어드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나 국내에서 조건부 허가를 받은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도 이 방식이어서 입원이 불가피해 의료 시스템에 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국내의 경우 일부 제약사들이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먹는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완료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냈다. 대규모 3상을 통해 치료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대웅제약과 부광약품도 먹는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