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레온 로봇이 배경 색에 맞춰 색을 바꾸는 모습./서울대

배경에 맞춰 실시간으로 색을 바꿀 수 있는 카멜레온 로봇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연구가 발전하면 건물이나 자동차 색을 소비자 기호에 맞춰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형태의 군용 위장 기술로도 발전할 수 있다.

고승환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와 홍석준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진은 1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색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소프트 로봇 피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카멜레온 로봇은 길이가 38㎝, 폭 15㎝, 무게 0.9㎏이다. 걸어가면서 주변 환경에 맞춰 플라스틱 몸통의 색을 주황색에서 녹색, 파란색으로 바꿀 수 있다.

주변 환경에 맞춰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 로봇./서울대

◇나노선으로 온도 변화시켜 색 구현

카멜레온은 근육으로 피부 맨 위에 있는 색소 결정을 수축하거나 늘려 색을 바꾼다. 로봇은 그런 동작을 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대신 로봇의 피부 아래에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액정 층을 넣었다. 그 아래에는 은 나노선을 넣었다. 센서가 주변 색을 감지하면 그에 맞춰 은 나노선을 가열해 색을 바꾸는 방식이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잘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몸에 장착하고 주변 색에 맞춰 바꾸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같은 방식으로 자동차나 건물의 색을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바꿀 수 있다.

카멜레온 기능을 작동하자 배경색에 맞춰 색이 바뀐다./서울대

무엇보다 새로운 형태의 군용 위장 기술로 발전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궁극적인 응용 형태는 배경과 완전히 섞이는 투명 망토”라며 “지능 정찰 로봇이 적군에게 발각되지 않게 위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군복은 색이나 무늬가 고정된 수동적 위장술이어서 배경이 바뀌어도 대응할 수 없다. 반면 이번 카멜레온 로봇 기술은 배경과 일체가 될 수 있는 능동적 위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