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개발 성공으로 돈방석에 앉은 제약사들이 벌어들인 수익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지난 23일(현지 시각) 캐나다 암 치료제 개발 업체인 트릴리움 테라퓨틱스를 22억6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트릴리움은 환자 본인의 면역을 이용한 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혈액암 등 여러 질환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화이자가 아직 임상 단계에 있는 항암제 업체에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은 전령RNA(mRNA) 백신 상용화로 벌어들인 두둑한 실탄 덕분이다. 화이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68% 증가한 336억달러(39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화이자는 수많은 히트 의약품이 있지만, 올해 코로나 백신 하나만으로도 335억달러(약 39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앞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12월 미국 제약사 알렉시온을 무려 390억달러(약 45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알렉시온은 면역 질환 치료제 개발 회사로, 아스트라제네카는 인수를 통해 면역과 희소 질환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코로나 사태에서 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가장 빨리 백신을 개발해 승인받았다. 올해 말까지 전 세계에 30억도스(1회 접종분)를 공급할 예정이다.
코로나 이전까지 상용화된 제품 하나 없는 바이오벤처였던 모더나도 투자업계 큰손으로 떠올랐다. 화이자 백신과 더불어 코로나 백신 시장을 주도하는 mRNA 백신을 개발하면서 시가총액 1600억달러(약 187조원)를 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모더나는 상반기 매출이 60억달러(약 7조원)를 넘어섰고 매출의 90% 이상이 백신에서 나왔다. 올해 매출은 200억달러(약 23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유전자 치료와 유전자 편집 분야에 새로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셀 CEO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인수합병(M&A)이 타당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드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