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에 빛을 비추는 모습의 상상도. LED 빛으로 사람 세포에서 델타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99.99% 제거했다는 주장이 나왔다./에미트바이오

코로나 바이러스를 물리칠 또 따른 무기가 개발됐다. 바로 빛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의료기 업체인 에미트바이오(EmitBio)는 지난 1일(현지 시각) “발광다이오드(LED) 빛으로 사람 기도 조직에서 델타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99.99% 제거했다”고 밝혔다.

에미트바이오의 닐 헌터 대표는 이날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빛만으로 치료를 한다고 하면 대형 제약사나 정부 연구소에서는 믿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에 호흡기 세포에 3일간 LED 빛을 5분씩 하루에 두 번 비췄더니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모두 사라졌다”고 밝혔다.

LED 빛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잡는 원리 설명./에미트바이오

◇경증 환자가 집에서도 치료 가능

전 세계에 보급되고 있는 백신은 코로나를 물리칠 가장 효과적인 무기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추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병실 부족을 막기 위해 경증 환자를 치료할 수단이 시급하다. 에미트바이오는 빛이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에미트바이오는 전구에 쓰이는 LED 기술로 치료법을 개발했다. 전구는 모든 가시광선을 다 쓰지만 치료용 LED는 특정 주파수만 골라 사용한다. 에미트바이오는 환자의 코 뒤쪽과 목구멍에 LED 빛을 비추면 바이러스를 죽이고 면역반응을 촉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경증 환자에게 효과적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경증과 중등증 환자 치료에 쓰이는 항체 치료제는 병원에서 정맥주사로 맞아야 하지만 LED 치료는 집에서도 충분히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헌터 대표는 2015년 의료기업체인 노우바이오(KnowBio)를 설립해 75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에미트바이오는 LED 치료기술에 특화된 자회사로 설립했다. 코로나 대유행이 발생하자 에미트바이오는 실험실에서 키운 사람 세포에 LED 빛을 비춰 코로나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에미트바이오는 인체 대상 임상시험도 시작했다. 지난 1월 회사는 경증과 중등증의 코로나 증상을 보인 31명을 대상으로 목구멍에 5분씩 하루에 두 번 LED 빛을 비췄더니 가짜 LED 치료를 한 사람에 비해 바이러스 양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코로나 증상도 다른 사람보다 이틀 반 빨리 사라졌다고 했다.

에미트바이오의 치료기기로 목구멍 안쪽에 LED 빛을 비추는 모습의 상상도./에미트바이오

◇빛이 면역체계 깨워 바이러스 공격

에미트바이오의 네이트 스타스코 최고과학책임자는 LED가 두 가지 경로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물리친다고 설명했다. 먼저 빛이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해 복제를 막는다.

두 번째는 LED 빛이 인체에서 산화질소 생산을 촉진한다. 면역체계는 산화질소를 이용해 감염병과 싸운다. 이미 다른 곳에서는 산화질소로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연구도 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의 데이비 스미스 교수는 이에 대해 “가능한 작용 방법”이라며 “상기도에서 바이러스를 없앤다면 환자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감염자의 입원을 막고 목숨을 구하려면 상기도보다 훨씬 안쪽의 하기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없애야 한다는 점이다. LED 빛은 그곳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이점에서 에미트바이오의 LED는 증상이 이미 나타난 사람보다 코로나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스미스 교수는 밝혔다.

에미트바이오는 “미국식품의약국(FDA)과 LED 치료기의 긴급 사용 허가를 논의하고 있다”며 “아직은 근거 자료가 부족해 경증과 중등증 코로나 환자 120명 규모의 추가 임상시험 대상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