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만지고 느끼는 가상현실 장갑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배준범 교수는 “가상현실에서 물체를 만질 때 실제 물체를 만지는 것 같은 열감과 진동을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장갑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매터리얼즈’에 24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장갑은 5개 손가락의 10개 관절 각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감과 진동도 여러 단계로 바꿀 수 있다. 이 때문에 손가락의 움직임을 가상화면에 즉석에서 보여줄 수 있고, 뜨거운 물 속 쇠 공을 잡는 가상현실에서도 실제 뜨거운 물에 손을 넣다 뺀 것 같은 순차적 온도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또 손으로 금속 덩어리와 나무토막을 만졌을 때 온도 차이를 느끼는 것도 가능하다. 장갑의 센서가 사용자 손 움직임을 측정해 가상현실로 전달하고 가상세계의 열과 진동 같은 자극을 손으로 다시 피드백하는 원리다.
이 장갑의 센서, 발열 히터, 도선 같은 주요 부품은 자체 개발한 액체금속 프린팅 기법으로 얇고 정밀하게 제작돼 손가락을 굽히거나 움직여도 부품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배 교수는 “액체금속 프린팅 기법을 이용한 다양한 착용형(웨어러블) 시스템의 개발에도 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된 장갑 시스템은 자극 전달과 센서 기능이 통합돼 비대면 메타버스 시대에 맞는 가상 기술 훈련이나, 게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 교수는 “개발된 가상현실 장갑은 VR·AR 분야의 혁신적인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