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가 우주관광에 이어 우주인터넷에서 2차 우주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아마존 자회사인 카이퍼 시스템은 1일(현지 시각)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에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시험할 인공위성 2기를 내년에 발사하겠다”고 시험 발사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스페이스X는 이미 1000기가 넘는 우주인터넷용 위성을 발사했다.
◇우주에서 400Mbps 인터넷 서비스
카이퍼는 내년 4분기에 카이퍼샛-1(KuiperSat-1)호와 2호를 미국 ABL 스페이스 시스템의 RS1 로켓에 실어 지구 저궤도에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카이퍼는 앞으로 10년 내 카이퍼샛 3236기를 지구 상공 590㎞에 띄워 통신망을 구축하기 힘든 지역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말하자면 지상 기지국 대신 위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도 위성 1만2000여기로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하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이미 1700기 이상의 위성을 발사해 수백명의 사용자에게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카이퍼는 내년 두 기의 우주인터넷 위성에 안테나와 송수신용 모뎀과 전원, 추진장치를 모두 장착하고 실제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한지 시험할 계획이다. 지난주에는 위성의 위치를 수정할 수 있는 추력기의 시험장면도 공개했다. 위성은 미국 텍사스주의 기지국과 소비자 단말기 4대와 10분 간 통신을 시험한다.
카이퍼는 앞으로 자사 위성망을 통해 초당 400메가비트의 인터넷 속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시범 서비스에서 초당 100~200메가비트의 다운로드 속도를 기록했다.
◇누리호 동급의 로켓으로 위성 발사
업계는 카이퍼가 선택한 로켓에도 주목하고 있다. ABL의 RS1 로켓은 아직도 개발 중인 상태다. 회사는 올 연말 시험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카이퍼는 앞서 미국 로켓 기업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와 대형 로켓인 아틀라스 V로 9회 위성을 발사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전문가들은 아틀라스 V 대형 로켓은 우주인터넷용 위성 발사 전용 발사체가 아니지만 ABL의 로켓은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카이퍼가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카이퍼는 이날 “ABL의 독특한 능력과 빠른 개발 과정, 고객에 대한 헌신에 감명받았다”고 밝혔다.
ABL의 RS1 발사체는 1.5톤 무게의 탑재체를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최근 시험 발사한 우리나라 누리호와 같은 능력이다. 1회 발사비용은 1200만 달러(한화 약 141억원)이다.
카이퍼는 “우리 임무에 적절한 능력과 비용 대비 효과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위성 2기를 발사하는 데에는 소형 발사체인 RS1이 적합하지만 대규모 발사에는 앞서 계약한 아틀라스 V 로켓을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에 이어 아마존도 우주인터넷망 구축에 뛰어들면서 천문학계는 야간 우주 관측에 피해가 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수많은 위성들에서 반사되는 빛 때문에 별 관측이 방해받는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이런 문제를 감안해 위성에 햇빛 반사를 막는 차양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도 1000기 이상의 위성에 이런 햇빛 반사 방지 기술을 적용했다. 또 저궤도에 위성이 늘어나면서 위성 간 충돌이 증가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아마존은 위성 2기를 시험한 후 추력기를 가동해 지구로 낙하시켜 대기권에서 소각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