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맞아 낯익은 풍경이 우주에서도 펼쳐졌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인들이 고추를 수확해 시식한 것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 우주인인 메건 맥아더는 3일 국제우주정거장 연구 공식 트위터에 꼭지 부분만 남은 빨간 고추 사진과 함께 “아, 매운 맛은 성공! 우주인들이 지난주 금요일 수확한 고추를 맛보았다. 이번 고추는 식물 생육-04 실험의 일환이다”라고 전했다.
우주인들은 지난달 26일 우주정거장에서 처음으로 고추를 수확했다. 나사는 “이번 연구는 우주에서 식물과 미생물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미생물 분석 작업과 함께 우주에서 처음 키운 고추의 맛과 식감, 영양분을 우주인들이 평가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추는 지난 7월부터 우주정거장에서 자랐다. 이 고추는 미국 뉴멕시코주 남부에서 자라는 샌디아 고추와 북부의 랜드레이스 고추를 교배한 ‘에스파뇰라 임프루브드’ 품종이다. 나사는 처음엔 뉴멕시코주에서 일반적으로 재배하는 고추를 고려했지만, 주로 사막에서 자라 배제됐다.
반면 에스파뇰라 고추는 고지대에서 자라고 다른 고추보다 생육이 빨라 우주에서 키우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일반 뉴멕시코 고추는 녹색일 때 먹지만, 이번 에스파뇰라 고추는 녹색과 붉은색일 때 모두 먹을 수 있는 품종이라고 나사는 밝혔다.
지난 4월 우주정거장에 도착한 맥아더는 고추 수확과 요리, 시식 과정을 계속 트위터로 전했다. 그는 “녹색 고추와 붉은색 고추를 맛보고, 최종적으로 소고기와 토마토, 아티초크 꽃봉오리, 고추로 타코까지 만들었다”고 전했다.
나사는 그동안 우주정거장에서 배추와 3종류의 상추, 붉은색 러시아 케일, 백일초 등을 키웠다. 나사는 지난 2019년 화성에서 우주인이 키울 작물을 알아보기 위해 우주정거장에서 에스파뇰라 고추를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고추는 이산화탄소가 많은 우주 환경에서도 쉽게 수정하고 생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