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소행성 지구 충돌을 막기 위한 실험을 위해 다음 주 우주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2022년 거대한 소행성에 충돌해 궤도를 바꾸는 것이 목표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18일 “목표한 소행성이 위험이 되지는 않지만, 잠재적으로 위험한 우주 물체가 지구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평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사는 오는 24일 오전 1시20분(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으로 우주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다트(DART·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라 이름 붙은 이 임무에 3억2500만 달러의 예산이 투입됐다.
◇소행성 충돌 위험 막을 우주실험
보통 우주에서 쏟아지는 소행성들은 작기 때문에 지구 대기에서 불타 없어진다. 드물게 큰 운석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6600만년 전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이 대표적인 예다.
나사는 소행성 디디모스의 주위를 도는 위성 디모르포스 궤도 변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사는 지금까지 크기가 1㎞ 이상의 위험한 소행성들을 조사해 왔다. 그 결과 수세기동안은 지구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작은 소행성들은 다 조사하지 못했다. 미 존스홉킨스대 행성학자 엘레나 애덤스는 “160m 크기의 소행성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라며 “맨해튼 같은 도시는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소행성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해 왔다. 레이저로 소행성을 파괴하거나 우주선으로 진로를 바꾸는 방식, 소행성 근처에서 핵폭탄을 폭발하는 방법 등이다. 나사는 이번에 소행성과 충돌해 궤도를 바꾸는 방식을 선택했다.
◇초속 6㎞로 충돌해 궤도 변경
다트 우주선은 태양 전지판을 펼치고 10개월 동안 디디모스와 디모르포스 소행성을 향해 날아갈 예정이다. 디디모스의 지름은 약 780m, 위성인 디모르포스는 160m이다. 두 소행성은 중력으로 서로 묶여 있다.
다트 우주선에는 연구진에게 사진을 보낼 고해상도 카메라만 실린다. 약 한 달 전 카메라가 디디모스를 처음 포착하면, 이후 디모르포스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한다. 10일 전부터는 이탈리아 항공우주국이 제작한 소형 큐브샛을 투입해 뒤를 쫓으면서 우주선의 행적을 기록한다. 충돌 4시간 전부터는 자동운용된다. 다트는 전투기보다 10배 빠른 초속 6㎞로 목표와 충돌한다. 그러면 위성인 디모르포스가 길이가 더 짧은 안쪽 궤도로 이동하게 된다. 유럽우주국(ESA)의 우주선 ‘헤라’가 2026년 디모르포스 주변에 도착해 궤도와 질량 변화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애덤스는 “가능한 한 많은 논문을 출판하는 것이 목표인 전형적인 과학 임무와는 다르다”라며 “세상을 구하기 위한 기술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