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내년 매출이 1013억달러(약 121조원)가 될 것이라고 미국의 의료 분야 투자 전문 기업 SVB 리링크가 최근 전망했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 랭킹 1위인 존슨앤드존슨의 지난해 매출(826억달러)을 크게 웃돌고 화이자가 2018년 기록한 역대 최대 매출(537억달러)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이다. 모두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덕분이다.
페니실린·비아그라 같은 블록버스터 제품을 내놓으며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한 화이자가 코로나 대유행에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mRNA 백신을 빠르게 개발해 전 세계 코로나 백신 시장을 선점했고, 이제는 복용이 편리한 경구형 치료제까지 내놓으며 글로벌 제약 산업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화이자는 내부적으로 올해 매출을 810억~820억 달러(약 96조~98조원)로 예상하고 있다. 그 가운데 코로나 백신 판매로 인한 매출이 360억달러(약 43조원)에 이른다. 이는 화이자가 다른 백신 제약사들보다 빠르게 효과가 뛰어난 백신을 개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이자는 지난해 12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가장 먼저 긴급승인을 받아 전 세계에 백신을 보급했다. 또 관련 학계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코로나 예방 효과는 95%로, 경쟁 제품인 모더나 94%, 노바백스 90%, 아스트라제네카 70%, 얀센 66%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백신 개발사 가운데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것도 화이자뿐이다.
SVB 리링크는 내년 예상 매출 1013억달러 가운데 코로나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와 백신(제품명 코미나티) 매출이 각각 242억달러와 297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가 장기전이 되면서 백신과 치료제 수요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추가 접종(부스터샷) 수요에 어린이로 접종 대상이 확대되면서 내년 말까지 누적 매출은 107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백신 보급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발생하면서 코로나 치료제가 화이자의 새로운 매출 창출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화이자의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내년 생산 추정치는 5000만명 분인데, 전 세계 수요량은 2억2200만명분으로 추산된다. SVB리링크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화이자는 팍스로비드만으로 2024년까지 671억 달러의 누적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