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가오리를 모방해 눈을 감고도 물체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선정윤 교수와 기계공학부 김호영 교수 공동 연구진은 “가오리의 전기장 감지 능력을 모사해 주변 물체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전기장 센서를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지난 26일 밝혔다.
가오리는 피부에 투명한 젤리가 채워진 작은 구멍들이 있다. 로렌치니 기관으로 불리는 이 구멍 덕분에 가오리는 주변 공간의 전기장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덕분에 가오리는 눈으로 보기 힘든 상황에서도 주변 먹이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
연구진은 정전기 유도 현상을 이용해 주변 공간의 미세한 전기장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전기를 띤 물체가 다가오면 센서에 전류가 흐르는 원리다. 연구진은 부도체(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를 통과할 수 있는 전기장의 특성을 이용해 센서로 벽 뒤에서 움직이는 사람의 움직임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데 성공했다.
또 연구진은 3D 프린터를 이용해 피부 부착형 전기장 센서를 제작했다. 센서를 착용하면 주변 물체의 위치를 소리로 전달받을 수 있다. 물체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내 어디서 물체가 오는지 파악할 수 있다. 선 교수는 “센서를 활용하면 시각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더 안전하게 주변 물체의 위치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