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검사용 시험관. 최근 기존 PCR 검사에서 다른 변이와 구분이 되지 않는 '스텔스' 오미크론이 포착됐다./Pixabay

기존 유전자 검사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오미크론 변이에 새로운 돌연변이가 생겨나 유전자 검사에 이전과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이 오미크론 전파 상황을 파악하는 데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가디언지는 7일(현지 시각) “과학자들이 전 세계 방역 당국이 코로나 진단에 사용하는 PCR(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에서 다른 변이와 구분이 되지 않는 스텔스 버전 오미크론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스텔스 오미크론에 감염되면 PCR 검사에서 코로나 감염자로 나오지만 오미크론 변이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이 오미크론 전파 상황을 파악하는 데 혼란을 줄 가능성이 있다.

◇스파이크 유전자에 재차 돌연변이

PCR 검사는 특정 유전자만 증폭해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유전자 검사이다. 코로나 진단에 쓰는 PCR 검사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결합할 때 쓰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와, 바이러스의 내부의 유전물질을 감싼 뉴클레오캡시드 단백질의 유전자를 확인한다.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의 돌연변이에 맞춰 PCR 검사 결과를 해석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PCR 검사에서 찾는 스파이크 유전자가 돌연변이로 사라졌다. 따라서 유전자 검사에서 이 부분은 음성으로 나온다. 반면 뉴클레오캡시드 유전자는 이전과 같다. 방역 당국은 스파이크 유전자는 음성, 뉴클레오캡시드는 양성이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추정한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기존 오미크론과 달리 PCR 검사에서 찾는 스파이크 유전자가 그대로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한 방향으로 진화했다면 스파이크 유전자가 없어졌다가 다시 생겨난 셈이다.

과학자들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학술명인 B.1.1.529를 기준으로 처음 오미크론은 BA.1, 스텔스 오미크론은 BA.2로 명명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프랑수아 발루 교수는 가디언에 “오미크론 변이의 두 계통인 BA.1과 BA.2는 유전적으로 매우 다르다”며 “두 계통은 감염 형태도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붉은색)는 2020년 초부터 중국 우한발 바이러스에서 갈라져 진화한 것으로 확인됐다./nextstrain.org

◇새로운 우려 변이로 지정될 수도

스텔스 오미크론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호주, 캐나다에서 유전자 해독을 맡긴 코로나 바이러스 중에서 처음 발견됐다. 지금까지 스텔스 오미크론은 7건 확인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생겼는지 추적하고 있다. 만약 스텔스 오미크론이 기존 오미크론과 완전히 다른 유전적 특징을 보이고 더 빨리 퍼진다면 새로운 ‘우려(주요) 변이’로 지정될 수도 있다.

오미크론은 처음부터 스텔스 버전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프레드 허치슨 암연구소의 트레버 베드포드 박사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오미크론은 지난해 말 인도에서 델타 변이가 나오기도 전인 2020년 초부터 중국 우한발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갈라져 진화했다. 그동안 포착되지 않았을 뿐이지 우리 곁에 늘 존재했단 것이다. 결국 오미크론은 처음부터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바이러스였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