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신경세포에 미세 먼지 모양의 탄소가 결합하는 모습. 점⋅선⋅공 모양(위에서 부터)으로 차원이 커질수록 뇌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KIST

미세 먼지와 미세 플라스틱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가 잇따라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효진·김기훈·김홍남 박사 연구진은 “미세 먼지의 탄소 입자가 구조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스’에 지난 13일 밝혔다.

연구진은 탄소 미세 먼지와 유사한 탄소 나노 재료를 합성해 국내 초미세 먼지 기준 ‘나쁨’에 해당하는 농도로 신경세포에 처리했다. 그 결과 작은 점 형태의 탄소 입자는 장기간 노출에도 신경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공 모양의 탄소 입자는 단기간(72시간 이내)의 노출만으로도 신경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신경 전달 물질이 과도하게 분비됐다. 장기간(14일) 노출되면 신경세포가 죽었다. 특히 연구진은 치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존재할 때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다용 박사 연구진은 “초미세 플라스틱이 자손의 뇌 발달 이상까지 유발한다”고 14일 밝혔다. 초미세 플라스틱은 미세 플라스틱이 쪼개져서 만들어진 플라스틱 입자로 크기가 1㎛(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이하이다. 연구진은 생쥐가 섭취한 초미세 플라스틱이 나중에 모유를 통해 자손으로 전달돼 여러 장기에 축적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플라스틱 입자가 새끼의 뇌 조직에도 있는 것을 형광 분석을 통해 관찰했다. 연구진은 어미가 많은 양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면 나중에 태어난 새끼의 뇌에 구조적 이상이 생기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해마 영역에서 신경 줄기세포의 수가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