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이자의 코로나 치료제가 오미크론을 포함해 모든 종류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회사는 이미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긴급 사용 허가를 신청해 올해 안으로 코로나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초기 감염자들에게 처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이자는 지난 14일(현지 시각) “먹는 코로나 치료제인 팍슬로비드(Paxlovid)가 임상시험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오미크론처럼 돌연변이가 심하게 일어난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었다고 회사는 밝혔다.
화이자는 지난달 16일 FDA에 팍슬로비드의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시장에서는 며칠 내 FDA가 승인을 내리고 연말까지 환자들에게 처방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방역 전문가들은 화이자 치료제는 초기 공급 물량이 한정돼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 감염과 상관없이 중증 환자를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이자는 팍슬로비드가 코로나 감염 5일 이내 투여할 경우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88%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실험 결과 화이자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핵심 단백질을 공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펜실베이니아대 의대의 사라 체리 교수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감염자가 입원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 의료현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백신주사를 맞지 않은 감염자 22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모두 다른 질병을 갖고 있거나 해서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었다. 팍슬로비드를 먹은 사람 중 0.7%가 28일 이내 입원했다. 사망자는 없었다. 반면 가짜약 투여 그룹에서는 입원 또는 사망한 사람이 6.5%로 나타났다. 입원이나 사망 위험을 88% 줄인 것이다.
이번 결과는 지난달 발표한 소규모 임상결과와 부합한다. 당시 팍슬로비드는 감염 3일 이내 투여할 경우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89%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 약은 에이즈 치료제와 함께 복용해야 한다. 코로나 감염자는 5일 동안 모두 30알의 약을 복용한다, 하루에 두 번 3알씩 복용하는데, 두 알은 이번 팍슬로비드이고 하나는 저용량의 에이즈 치료제 리토나비르이다. 에이즈 치료제는 화이자의 코로나 치료제가 몸에서 오랫동안 작용하도록 돕는다.
에이즈 치료제는 콜레스테롤이나 심혈관 관련 치료제의 효과를 방해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 치료제 복용 동안 잠시 다른 치료제 복용을 중단하거나 양을 줄이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화이자는 코로나 중증 위험이 낮은 사람들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도 발표했다. 팍스로비드는 662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입원 위험을 70%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임상시험에는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과 함께 중증 위험 요인을 갖고 있으면서 백신주사를 맞은 사람도 포함됐다.
화이자는 우선 중증 위험 요인이 있으면서 백신을 맞지 않은 감염자에 대해 허가를 신청하고 앞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미 팍슬로비드가 가정에서 코로나 전염을 막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임상시험도 시작했다. 첫 결과는 내년 중반쯤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