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 연구원들이 2017년 4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25일 발사 예정인 제임스 웹은 18개의 금빛 거울을 이어 만든 주경으로 우주에서 오는 적외선을 포착한다./AP 연합뉴스

새로운 ‘인류의 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25일 우주로 떠난다. 앞으로 10년간 기존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100배 뛰어난 성능으로 130억년 전 초기 우주를 살펴볼 예정이다. 천문학계는 “인류의 오랜 숙제인 우주의 탄생과 진화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25일 오전 9시 20분(현지 시각, 한국 시각 오후 9시 20분) 프랑스령 남미 기아나 유럽우주센터에서 아리안 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고 22일 밝혔다. 기술적 문제와 코로나, 날씨로 여러 차례 발사가 연기가 됐지만 결국 크리스마스에 우주로 떠나게 됐다.

◇130억년 전 별이 낸 적외선 포착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1996년에 시작된 우주 프로젝트다. 1990년부터 임무를 수행 중인 허블보다 성능이 개선된 우주망원경을 만들기 위해 나사와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이 개발에 참여했다. 원래 ‘차세대 우주망원경’으로 불리다 1960~70년대 유인 달 탐사 계획 아폴로 프로젝트를 이끈 나사의 2대 국장 제임스 웹의 이름이 붙었다. 연구·개발에 25년간 100억달러(약 11조9000억원) 이상 투입됐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핵심은 금빛 반사 거울 18개로 이뤄진 주경이다. 금을 코팅한 베릴륨으로 만든 육각형 모양의 반사 거울을 연결해 벌집 형태로 만들었다. 주경의 전체 지름은 6.5m다. 허블 망원경(2.4m)의 2.7배로 면적도 6배 크다. 그만큼 우주에서 오는 빛을 더 잘 모을 수 있다. 나사는 “허블 망원경보다 100배 더 희미한 물체를 구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주왕복선 화물칸에 쏙 들어간 허블 망원경과 달리 제임스 웹은 크기가 너무 커서 접힌 채로 발사됐다가 우주에서 펼쳐지도록 설계됐다.

제임스 웹은 빛의 영역 중 적외선을 포착한다. 가시광선을 주로 감지하는 허블 망원경보다 넓은 영역을 볼 수 있다. 가시광선은 우주 먼지와 구름을 통과하기 어렵지만, 파장이 긴 적외선은 이를 통과할 수 있다. 별과 행성은 우주 먼지가 많은 지역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천문학기술센터 질리언 라이트 교수는 “긴 파장을 통해 우주 먼지 속 숨겨진 영역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주는 138억년 전 빅뱅(대폭발)으로 태어나 계속 팽창하고 있다. 130억년 전 초기에 탄생한 별이 내는 빛들도 우주가 팽창하면서 지구에 도달할 때쯤이면 점점 파장이 긴 적외선 형태가 된다. 제임스 웹은 이 희미한 빛도 감지할 수 있다. 즉 초기 우주 상태를 관측해 별의 형성과 진화를 파악한다.

◇150만㎞ 떨어진 곳에서 초기 우주 관측

제임스 웹은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먼 곳에 배치된다. 허블은 지구 상공 약 600㎞ 궤도를 돌며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제임스 웹은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곳으로 약 한 달간 이동할 예정이다. 지구와 달 사이(38만5000㎞)보다 약 4배 먼 거리다. 이곳은 ‘라그랑주 L2′ 지점으로 태양·지구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중력)과 물체가 태양 주위를 돌면서 밖으로 벗어나려는 힘(원심력)이 서로 상쇄돼 중력이 미치지 않는다. 힘이 균형을 이뤄 빛의 왜곡이 없다. 특히 태양이 항상 지구 뒤에 가려져 햇빛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 망원경에 달린 테니스장 크기 차양막이 지구와 달에서 반사되는 빛도 막아준다.

제임스 웹은 6개월간의 시험 운영 후 10년간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가장 멀리 떨어진 은하와 먼 행성의 대기, 우주 먼지 속에 가려진 별의 형성 과정 등 우주 현상을 관찰함으로써 천문학을 새로 쓰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임스 웹의 우주를 향한 대장정을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한국 시각으로 25일 오후 8시 40분부터 발사 과정을 유튜브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