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 자율 드론(무인 항공기)이 구급차보다 먼저 현장으로 출동해 심장마비 환자를 살렸다.
6일(현지 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스웨덴의 작은 도시 트롤헤탄에서 71세 남성이 집 앞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다 심정지로 갑자기 쓰러졌다. 당시 차를 몰고 출근 중이던 의사 무스파 알리 박사는 도로에 쓰러져 있는 그를 발견하고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알리 박사는 “쓰러진 남성은 맥박이 없었고 주변 사람들에게 112(스웨덴 긴급전화 번호)로 신고를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약 3분이 흐른 뒤 알리 박사 머리 위로 무엇인가 날아왔다. 바로 제세동기가 달린 드론이었다. 아직 구급차가 오기 전이었지만 제세동기 덕에 현장에서 빠르게 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 심정지로 쓰러진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완전히 회복했다. 그는 “드론이 제세동기를 빠르게 배송한 것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라며 “드론이 없었다면 나는 아마 여기에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통합시스템으로 신고 즉시 드론 출동
스웨덴 드론 전문기업 ‘에버드론’은 스웨덴 서부의 베스트라예탈란드주(州)와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국가응급콜센터 등과 손잡고 드론 배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2020년부터 사고 현장에 제세동기를 배달하는 드론을 연구 중이다. 에버드론은 “훈련받지 않은 사람들도 제세동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라고 말했다.
드론은 통합 시스템 덕분에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할 수 있다. 드론 시스템과 긴급출동 시스템이 통합돼 심장마비 신고 전화가 걸려오면 즉시 드론은 비행 준비를 한다. 특히 심장마비의 경우 시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쓰러진 후 1분이 지날 때마다 생존 확률이 7~10%씩 감소한다고 에버드론은 설명했다. 또 드론은 자율주행하지만 관제소에서 안전을 감독한다.
에버드론이 4개월 동안 진행한 연구에서 14건의 심장마비 신고 가운데 12건에 대응해 드론이 출동했다. 이 중 11건에 제세동기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다. 7건은 드론이 구급차보다 먼저 도착했고, 평균 시간은 1분52초였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스웨덴에서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까지 걸린 시간의 중간값은 11분이었다. 회사 측은 개발 초기보다 현재 대응시간이 더 빨라졌다고 밝혔다. 현재 이 서비스는 20만명의 스웨덴 주민에게 제공되고 있다.
에버드론은 “올해 유럽의 더 많은 지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